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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조짐이라는데, 체감은?…연말도 3%대 고물가 우려

등록 2023.11.19 06:00:00수정 2023.11.23 09: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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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올해 한국 물가 3.4%→3.6% 상향조정

11월도 3% 후반 예상…"물가 둔화기조는 계속"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의 소비자물가 지수가 122.03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8월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우유 매대의 모습. 2023.11.06.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의 소비자물가 지수가 122.03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8월 이후 1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우유 매대의 모습. 2023.11.0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물가 상승률을 3.6%로 상향조정하고, 정부도 당초 예상보다 물가 둔화 속도가 느려졌다고 진단했다. 수출이 개선세를 나타내고 둔화했던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서민이 체감하는 핵심 경기지표인 물가 상승률은 이달도 3%대 후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제2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식품업계의 가격은 유지하되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실태조사를 이달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슈링크(shrink·줄어들다)와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상승)의 합성어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는 슈링크플레이션과 함께 가격과 용량은 유지하되 재료비를 낮춰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 등 생산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 상승에 대응해 주스의 과즙함량을 줄였고, BBQ는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면서 100% 올리브유에서 해바라기유 50%를 섞은 블렌딩 오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체감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가격 상승에 반발이 클 것을 우려해 기업들도 수법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우유를 재료로 하는 빵·과자·아이스크림 등의 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도 현실화했다.

지난달 우유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보다 14.3% 증가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있었던 2009년 8월(20.8%) 이후 14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분유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10.6% 상승했고, 아이스크림도 지난 9월(14.0%)에 이어 지난달 15.2% 증가했다. 빵은 식품기업들이 빵 가격을 인하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5.5%로 지난 9월(5.8%)보다 둔화했으나 2년 전에 비하면 21.6%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17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물가상승률 서서히 내려가 내년 말에는 물가안정 목표치인 2%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고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7일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물가상승률 서서히 내려가 내년 말에는 물가안정 목표치인 2%대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고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면서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고, 이달 1~10일에도 수출액이 3.2% 증가하면서 11월에도 무역수지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긍정적 경기지표들을 토대로 우리 경제에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지만, 정작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3%대 후반의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회복세에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달 물가를 3.5%에서 3.6% 안팎의 흐름을 보일 거라고 언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3.4%)부터 9월(3.7%), 10월(3.8%)까지 3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MF도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3.4%에서 0.2%포인트(p) 높게 잡았다. 올해 남은 2개월간 물가 둔화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는 정부(3.3%)와 한은(3.5%)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내년 물가상승률에 대해서 IMF는 2.4%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가 물가안정 목표치인 2%에 도달하려면 내년 말에서야 가능하고,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더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연말에는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물가가 3% 후반을 유지하자 물가 안정을 위한 전담반(TF)을 구성하고 가격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달 은 이상기온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할 거라는 우려로 석유류 가격의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채소류 수급도 개선되면 물가는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둔화 기조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정부는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범부처 특별 물가안정 체계를 가동하면서 현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 물가 수준이 높고 중동 사태 향방,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최근 물가 개선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현판. 2023.04.0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 현판. 2023.04.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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