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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떼일라" 빌라 월세화 가속…서울 신축은 100만원 넘어

등록 2024.03.27 06:00:00수정 2024.03.27 07: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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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빌라 월세 비중 56.2% 역대 최고…전세 기피 뚜렷

월세 100만원 이상 고가 거래 증가…주거비 부담 상승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등의 영향으로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에 대한 기피현상이 확산하면서 거래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빌라촌. 2023.07.06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등의 영향으로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에 대한 기피현상이 확산하면서 거래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빌라촌. 2023.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세 사기 이후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거나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월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많아졌어요."

지난 2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매매나 전세 문의가 끊기다시피 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증금 미반환 사고 등으로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빌라는 월세 계약만 성사되고 있다"며 "전세를 권해도 세입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 등의 영향으로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에 대한 기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빌라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월세 100만원 이상의 고가 빌라 거래가 증가하는 등 빌라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기준 빌라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총 2만1146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9268건, 월세 거래량은 1만1878건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6.2%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빌라 1월 월세 거래 비중은 ▲2021년 34.4% ▲2022년 42.8% ▲2023년 53.2%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빌라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부산의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15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남(76.3%) ▲세종(75.9%) ▲충남(75.3%)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도 월세 비중이 증가했다. 경기 53.6%, 서울 53.6%, 인천 48.2% 등 월세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등에 따른 전세 기피 현상으로 빌라 임대차 시장에선 월세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며 “월세 100만원 이상의 고가 빌라 월세 거래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내 신축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운영사 스테이션3에 따르면 서울의 준공 5년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연립·다세대 주택(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가 10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지난 2월 수도권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지난해 동월과 비교했을 때 9% 오른 수치다. 최근 전세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전세에 대한 수요가 줄며 월세 수요가 늘었다. 실제로 지난 1월 전국 빌라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56.2%로,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서울의 월세는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지역의 신축 원룸의 평균 월세는 63만3000원, 인천 지역의 평균 월세는 53만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신축 평균 월세는 인천보다 1.89배 높다.

서울 원룸의 평균 월세를 연식별로 보면 5년 초과 10년 이하 77만6000원, 10년 초과 20년 이하 66만1000원, 20년 초과 30년 이하 79만5000원, 30년 초과 71만6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빌라의 전세 기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잇단 전세 사기 사건으로 임차인 입장에서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월세를 택하면서 월세 거래가 늘었다"며 "전세 사기 우려가 여전하고, 전세제도에 대해 불신이 커지면서 빌라의 전세 기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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