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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한미그룹 주총 D-1…모녀, 통합 성공할까

등록 2024.03.27 09:12:32수정 2024.03.27 09: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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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모녀 측 6명 선임안 찬성

2%p차 모녀 우호지분 앞서…박빙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서 표 대결

가처분 기각…통합 법적타당성 획득

소액주주 표심 향방에 승패 갈릴 듯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OCI그룹과 통합 관련 등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3.2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OCI그룹과 통합 관련 등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미-OCI그룹 통합'을 추진 중인 한미약품그룹 모녀가 장·차남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로 재역전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장·차남 측과의 우호지분 차이가 약 2% 포인트로 박빙이라,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통합의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 중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모녀 추천 6명의 이사 선임안에 대한 찬성의사를 밝혔다.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와 대립 중인 장·차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주주제안한 5명 선임에 대해선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 23일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장·차남 지지 선언으로 지분 대결에서 밀리는 듯했던 모녀는 이번 국민연금의 지분(7.66%) 확보로 재역전한 모습이다.

28일 주총에선 OCI그룹과 한미의 통합을 추진 중인 모녀의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의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진행한다. 양측의 총 후보자 11명 선임안을 일괄 상정해, 다득표 순으로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이사 선임은 보통결의로 의결한다. 보통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수로 결의한다.
[서울=뉴시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OCI그룹 통합 관련 진행 사항 및 두 아들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해 털어놨다.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2024.03.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OCI그룹 통합 관련 진행 사항 및 두 아들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해 털어놨다.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2024.03.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동안 장·차남은 한미와 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며 가처분 등을 제기해왔다. 이번 주총에선 신규 이사진을 구성해 경영권 교체 후 OCI그룹과 한미의 통합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모친인 송영숙 회장은 최근 두 아들을 사장직(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한미약품 임종훈 사장)에서 해임하며, 양측의 골이 더 깊어졌다. 2020년 고 임성기 회장 타계 후 미뤘던 후계자 지정(임주현 사장)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이번 국민연금의 모녀 안건 지지로 OCI그룹과의 통합에도 힘이 실렸다. 현재 모녀 측 지분은 송영숙 회장(11.66%)과 임주현 사장(10.2%)에 친족, 재단 등을 더해 35%다. 형제 측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현문화재단, 임성기재단을 포함한 수치다. 여기에 국민연금 7.66%를 더하면 42.66%로 늘어난다.

장·차남 측 지분율은 임종윤(9.91%)·임종훈 전 사장(10.56%)에 배우자·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다. 형제 지지 선언을 한 신동국 회장 지분 12.15%를 더하면 40.57%다. 약 2% 포인트 차이로 모녀 측이 앞서지만 박빙인 상황이다.

장·차남이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도 지난 26일 법원에서 기각되며 통합의 법적 타당성을 얻었다. 만약 이번 주총에서 이겨 이사회를 장악 하더라도 OCI 통합을 무산시키려면 지난한 법적 다툼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장·차남은 항고 및 본안소송 제기로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 받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email protected]



남은 건 소액주주의 표심이다. 전체 주주 수의 99.9%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0.5%(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통합의 정당성을 인정받았고, 국민연금으로부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진정성도 인정받게 돼 기쁘다"며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형제 측은 26일 가처분 기각 후 보도자료에서 "가처분 기각에 대해 즉시 항고를 진행하고 본안 소송을 통해서도 재판부 판단을 받을 계획"이라며 "주주총회 등에서 다시 한 번 합병의 부당함을 알리는 한편 올바른 이사진이 구성되고 상식적인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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