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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신한울 원전 전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로…에너지 안보부터 수출까지 '속도'

등록 2024.04.15 11:00:00수정 2024.04.15 12: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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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2호기, 5일부터 본격 상업운전…경북 전력 22.5%

신한울 3·4호기, 원안위 허가 남아…토사 이동 준비 완료

국내서 APR1400 노형 운전…체코·폴란드 수출 '청신호'

[세종=뉴시스]신한울 2호기 주제어실 전경이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신한울 2호기 주제어실 전경이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진=뉴시스]손차민 기자 = 신한울 2호기가 본격 상업운전에 돌입한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건설 허가를 위한 터 다지기가 한창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데이터센터 등 수도권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원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울 원전 건설이 가속화하면서 에너지 안보 대응과 원전 수출까지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1일 방문한 경북 울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는 활기가 돌고 있었다. 지난 5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한울 2호기에 이어 상반기 내에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작업이 분주했다.

신한울 2호기의 연간 예상 발전량은 약 10.056TWh(테라와트시)로, 국내 발전량 비중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 연간 전력 소요량의 약 22.5%, 서울만 따져봐도 21%를 담당하는 셈이다.

원전은 원자로 건물, 터빈건물, 컨트롤 타워인 주제어실(MCR), 그리고 보조건물로 이뤄져 있다. '원전' 하면 떠오르는 콘크리트로 된 둥근 돔 건물이 원자로 격납건물이다. 신한울 2호기의 격납건물은 높이만 76.66m로, 아파트 약 27층 높이다.

외관을 둘러본 후, 신한울 2호기 안으로 진입했다. 원전은 국가보안시설 '가급'이기에 갖고 있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는 반입할 수 없다. 삼엄한 보안 절차를 거쳐야만 안으로 들어설 수 있다.

원전을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뇌에 해당하는 곳인 주제어실에는 디지털로 된 대형정보표시판이 정면에 있었다. 표시판에는 실시간으로 전체 발전소 출력이 1498~1500㎿(메가와트)라는 수치가 보였다. 상업운전 중인 만큼 출력은 100%였다.

이전에 방문한 고리 원전에서는 아날로그로 된 표시판이 있었는데, 신한울 1·2호기부터는 디지털화가 추진된 것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발전소의 전체 주요 계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신한울 2호기 외부로 나오니 변압기 사이트를 볼 수 있었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수요처로 보내기 위해서 전압을 바꿔주는 주변압기와 발전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보조변압기가 모여 있었다.

신한울 원전에서 발전된 전기는 수도권으로 향한다. 동해안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수도권까지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전압을 높이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주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변압기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일명 '765철탑'과 '345철탑'이 보였다. 송전 전압이 76만5000V인 송전탑과 34만5000V인 송전탑을 일컫는다.

신태백~신가평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를 통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와 같은 곳으로 전기가 보내진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10GW 이상의 전력수요에 발생할 것으로 추산 중이다. 신한울 2호기에 이어 신한울 3·4호기가 필요한 전력 수요를 일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신한울 2호기뿐만 아니라 건설 승인을 기다리는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신한울 3호기는 2032년 10월, 4호기의 경우 2033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준비에 돌입한 상황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 허가만 취득하면 곧바로 건설에 착수할 수 있도록 토사까지 이동해뒀다.

신한울 3·4호기까지 상업운전에 들어가게 되면 지난 2022년 국내 총발전량 기준 약 3.4%인 20.112TWh 전력 생산이 가능해진다. 연간 4인 가구 기준 492만 가구의 안정적 전력 수급에 한울 원전들이 기여하는 셈이다.

신한울 2·3·4호기는 APR1400 노형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노형으로 잘 알려진 APR1400은 UAE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새울 1·2호기, 신한울 1·2호기가 운영되고 있다.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를 비롯해 건설 허가를 기다리는 신한울 3·4호기 새로 만들어지는 원전은 모두 APR1400 노형이 적용됐다.

APR1400 노형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용량 1400㎿급 신형경수로로, 외국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유럽 사업자요건(EUR) 인증심사를 통과했으며, 2018년 9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표준설계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이전 노형들은 시간당 1000㎿를 생산해 왔는데, APR1400 노형은 설비용량을 1400㎿로 높였다. 설비 수명도 기존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렸으며, 원전에 필수적인 냉각수도 방파제 방식에서 해저터널로 바꿨다.

특히 안전 관련한 기능을 더욱 강화했다. 원자로 안전 정지와 유지를 위한 필수 기기의 내진성능을 0.3g(지진 규모 7.0)에서 0.5g(지진 규모 7.4)로 높였다. 항공기가 충돌해도 이상이 없도록 원자로 건물 벽체 두께도 122㎝에서 137㎝로 상향했다. 정전 사고를 대비해 비상디젤발전기와 대체 교류발전기 등 비상전원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APR1400 노형을 직접 건설해 운영함으로써 원전 수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UAE 수주 이후 정부는 체코, 폴란드 등에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용관 한수원 신한울제2건설 소장은 "국가 산업 성장 속도에 발맞춰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인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통해 에너지 안보나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국가에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역 주민들이 기대하는 이상으로 지역 발전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신한울1, 2호기 전경이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신한울1, 2호기 전경이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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