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편지 받은 서울시의회 당황…'TBS 지원 연장' 반전 나올까
지난해 연말 이어 또다시 회기 중 긴급 제안
"작년에 절차 무시하고 연장해줬는데 또 요청"
"합당한 논의 있어야…무작정 연장, 받기 어려워"
오세훈 시장 소속 국민의힘 의원총회 결과 주목
오 시장 "상당수 방송 편향성과 무관한 직원들"
"이웃이자 평범한 시민은 최대한 보호 받아야"
[서울=뉴시스]서울시의회 전경.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 지원을 연장해 달라고 서울시의회에 직접 요청한 가운데, 서울시의회 의원들은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5일 서울시의회 의원 전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결국 TBS는 스스로의 변화를 거부했고 오늘의 어려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국 만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가 저의 간곡한 협조 요청에 응해주셔서 지원금이 5월 말까지 연장됐지만 아직도 자립 준비는 갖춰지지 못했다"며 "TBS에는 250명 이상의 직원이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방송 편향성과 무관한 직원들일 것이다.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이자 평범한 시민들은 최대한 보호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편지를 쓴 것은 오는 5월31일을 기점으로 TBS의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던 TBS는 2022년 국민의힘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가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송경택 국민의힘 시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04.22. [email protected]
TBS가 회사를 인수할 민간 투자자를 찾고 있고 복수 언론사가 인수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 작업에 속도가 나지 않으면서 출연기관 해제와 폐국이 가시화되는 실정이다.
이에 오 시장이 서울시의회에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유예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연말에도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는 점이다. 당초 2022년 서울시의회는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2024년 1월1일로 정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조례 폐지 시점을 2024년까지 한시적으로 연기해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TBS 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가 지난 22일 제32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개의를 앞둔 서울시의회 앞에서 TBS 지원조례 폐지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4.22. [email protected]
이번에도 출연기관 해제를 코앞에 두고 임시회 회기 중에 오 시장이 편지까지 쓰면서 TBS 지원 연장을 요구하자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곤란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 시의원은 "지난해 의회가 절차를 무시하고 연장해줬는데 또 요청이 왔다"며 "진작에 매수자를 찾고 이만큼 시간이 걸린다고 합당하게 논의가 돼야 하는데 무작정 연장해달라고 한다면 의회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의회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오 시장의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다수당이자 오 시장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달려 있다.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TBS 조례를 다룰 시의회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9일과 30일에 열릴 예정이다. 긴급 안건으로 TBS 건이 상정되고 나아가 본회의까지 올라갈지가 관건이다. 이번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는 26일과 다음 달 3일 열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