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과수화상병 심상찮다…한 달새 작년 대비 피해면적 3배
지난해보다 다소 늦게 확진 농가가 나왔지만, 한 달 만에 5개 시·군으로 번지며 누적 피해면적도 25㏊에 달했다.
매년 발병한 곳에서 또 발병
과수화상병은 과수의 열매·잎·가지 등의 검은색 반점에서 시작돼 나무가 점차 말라 죽는 식물전염병으로 '과수흑사병'이라 불린다. 뾰족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매몰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적 처분이 최선이다.
현행 지침에 따르면 화상병이 과수원 전체 나무의 10% 이상에서 발생하면 모든 나무를 뽑아내 매몰하고, 과수원은 폐원 처리된다. 5% 이상~10% 미만일 때는 식물방재관 판단에 따라 감염 나무 부분 매몰 또는 전체 폐원이 결정된다. 5% 미만일 경우는 감염 나무를 부분 매몰하거나 감염 가지를 제거하게 된다.
올해 화상병은 충북과 경기를 중심으로 충남, 전북, 경북 등 전국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도내에서는 지난달 13일 충주시 동량면 사과농장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충주 30건(7.33㏊), 제천 11건(8.17㏊), 음성 12건(8.31㏊), 단양 4건(1.1㏊), 괴산 2건(0.09㏊) 등이 발생했다.
문제는 한 번 발병한 곳에서 계속 발병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도내 충주와 제천, 음성은 2015년 처음 발생 이후 해마다 화상병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고온다습 기후 급속 확산 불러
[충주=뉴시스] 이도근 기자=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 동량면 과수원에서 농정당국 관계자들이 매몰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충북도 제공) 2024.5.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발생 한 달 새 45건(41농가) 11.6㏊의 피해를 입은 것에 비해 올해는 피해건수 131%, 피해면적도 3배 이상 늘었다.
도농기원은 화상병 발생에 적합한 고온다습한 기상조건이 잠복 세균을 발현한 것으로 분석했다. 도내 화상병이 가장 큰 피해를 준 2020년과 비슷한 기후조건이라는 것이다.
실제 충북의 겨울철(12~2월) 평균기온이 2~3도가량 올랐고, 올해 들어 초봄인 4월까지 비도 자주 내렸다. 잦은 봄비 등의 영향으로 나무 저항력이 약해진데다 새순 감염으로 시작된 병이 꽃 감염으로 옮겨져 빠른 확산세를 불렀다는 것이다.
도농기원은 그러나 "올해는 음성과 제천의 대규모 과수원에서 감염이 확인되며 피해규모가 커진 것"이라며 "예년보다 급속한 확산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온 올라가는 6월이 고비"
화상병 병원균은 기온 25~29도, 습도 80% 정도에서 가장 증식이 활발하지만, 34도 이상 고온에서는 증식이 둔화된다.
[보은=뉴시스] 안성수 기자 = 충북 보은군 한 농가에서 방제단이 과수화상병 예찰을 하고 있다. (사진=보은군 제공) 2024.5.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도와 시군은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확산 방지를 위한 예찰에 나서고 있다.
발생 또는 의심증상 과수원에 출입제한 조치를 내리고 의심증상 가지를 선제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동일경작 과원이나 의심 과원 등을 대상으로 정밀 예찰도 펼치고 있다.
농가에도 소독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월부터는 벌 등에 의한 감염보다 농작업 도구나 농기계 접촉, 사람의 이동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개별 농가가 소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농정당국은 또 농가에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전국 병해충 신고 대표전화(1833-8572)와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도내 사과, 배 과수원을 정밀 예찰하고 매몰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과수화상병의 미발생 지역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다음 달 중순까지 종식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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