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양측 대립은 '지속'
이사회 9명 중 8명 고려아연 인사…"사실상 독립 경영"
영풍 코리아써키트, 고려아연 주식 6400주 추가 확보
[사진=뉴시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제공) 2023.01.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하나둘씩 결별 수순을 밟고 있고, 영풍 측은 고려아연 지분을 더 늘리는 방식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열린 서린상사 임시 주주총회에서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 고려아연 측 인사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임기가 만료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장형진 영풍 고문의 차남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와 영풍 측 인사인 류해평 대표 모두 서린상사 사내이사와 대표 자리에서 사임했다.
이에 따라 서린상사 이사회 구성은 고려아연 측 8인, 영풍 측 1인 등 '9인 체제'가 됐다. 장형진 고문만이 유일하게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임시 주총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선임됐으며,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은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종합비철 무역상사인 서린상사는 지분율 66.67%를 갖고 있는 고려아연이 최대주주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제 경영은 지분율 33.33%의 영풍이 주도했다.
장세환 대표가 2014년부터 서린상사 대표를 맡아왔는데, 이번 임시 주총으로 고려아연이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이다.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로 앞으로 독립 경영 속도가 빨라질 지 주목된다.
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은 동업 관계를 하나씩 청산하고 있다.
영풍과 함께 진행했던 '원료 공동 구매 및 공동 영업'을 종료했고, 영풍 석포제련소 황산 취급 대행 계약도 6월 말로 종료할 계획이다. 강남 영풍빌딩에 있던 본사 사무실도 서울 종로로 옮기는 등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반면 영풍은 물밑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독립 경영 저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장형진 고문의 장남인 장세준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영풍그룹 계열사 코리아써키트는 5월29일, 6월5일, 6월7일 등 세 차례에 걸쳐 고려아연 주식 6400주를 사들였다. 이날 고려아연 종가인 49만6000원으로 단순 계산 시 추가로 확보한 지분은 약 32억원 규모다. 코리아써키트는 총 11만5773주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 측은 이번 서린상사 임시 주총 결과에 크게 동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영풍 관계자는 "기존처럼 서린상사를 잘 이끌어 갈 것"이라며 "영풍이 고려아연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영풍 산하에 고려아연과 서린상사가 있는 구조는 그대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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