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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오입력된 좌표는 '군인아파트'…고도 수정으로 대참사 피해

등록 2025.03.13 10:07:00수정 2025.03.13 10: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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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산출되는 고도, 좌표 오입력하며 계획서대로 수정

더 높은 곳에서 폭탄 투하…군인아파트서 2㎞ 벗어나

13일 공군 조종사 2명 형사 입건…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포천=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군 폭탄 오발사고 이틀째인 7일 파손된 건물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2025.03.07 kdh@newsis.com

[포천=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군 폭탄 오발사고 이틀째인 7일 파손된 건물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2025.03.07 kdh@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지난 6일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상 일대에서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고의 오입력된 좌표가 '군인아파트 4개동'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조종사가 목표지점 고도를 임의로 수정하면서, 군인아파트로부터 2㎞ 떨어진 곳에 폭탄이 투하돼 참사를 피해갈 수 있었다.



13일 공군에 따르면 KF-16 전투기 조종사들은 사격 전날인 5일 폭탄 투하지점 좌표를 비행임수계획장비에 잘못 입력하면서 고도를 함께 수정했다.

좌표가 해당 장비에 입력되면 이 장비는 좌표 지점의 고도를 자동으로 산출한다. 당초 사격목표지점인 승진과학화훈련장의 고도는 2000피트(609m)였는데, 좌표가 오입력되면서 고도가 500여피트(152m)로 나왔다.

이에 조종사는 훈련 계획서대로 고도를 2000피트로 수정 입력했다. 그 결과 다음날 실사격에서 폭탄은 더 높은 고도에서 떨어졌고, 멀리 날아가며 목표지점으로부터 2㎞ 벗어났다.



오입력된 목표지점은 5층 군인아파트 4개동이였는데, 고도를 수정하지 않았으면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군은 지난 10일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의 사과문과 함께 이뤄진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군 관계자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고 확인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의 핵심 원인"이라며 "이 내용은 오폭과 직접적 관련이 없어서 발표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공군 오폭사고와 관련해 조종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3월 13일부로 형사 입건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현재까지 수사를 통해 조종사의 표적 좌표 오입력이 사고의 직접적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공군은 지난 11일 전투기 오폭사고 조사 과정에서 법령준수의무위반이 식별된 해당 부대 전대장(대령), 대대장(중령)을 선(先)보직해임했다.

공군은 이번 사고 이후 빠른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해당 부대 지휘관들에게서 중대한 직무유기, 지휘관리·감독 미흡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공군은 다음주 사고 조종사 2명에 대해 공중근무자 자격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kdol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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