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다시 희망이 생겼어요"... 새 보금자리 찾은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들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의 LH 임대아파트 이주가 시작된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장량 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에서 이사업체 관계자가 사다리차를 이용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2017.11.22. [email protected]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양덕동 장량 휴먼시아 1단지에서 만난 이재민 최모(80·여)씨는 "정든 집을 떠나 아쉽지만 당분간 지낼 곳이 생겨 다행"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이날부터 따뜻한 새 보금자리로 거처를 옮기기 시작했다.
이날 이곳으로 이사 온 이재민은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에 살던 22가구 주민들이다. 이들이 살던 빌라는 지난 15일 5.4 규모의 지진으로 파손돼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재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피난을 떠나는 듯 양손 가득 바리바리 짐을 챙겼다. 이들은 연신 한숨을 쉬며 정든 집안 곳곳을 들여다봤다.
오전 9시부터 이어진 입주 작업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의 LH 임대아파트 이주가 시작된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대동빌라에서 이사업체 관계자가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2017.11.22. [email protected]
사다리차에 실린 이삿짐이 새 집으로 옮겨지기 시작하자 일부 이재민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대동빌라 주민 김희숙(53·여)씨는 "지진으로 집을 잃고 나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지진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재민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해 실내체육관에서 지내던 남모(70·여)씨는 "집을 잃어 슬프지만 새로운 거처가 생겨 그나마 다행"이라며 "기쁘기도 하지만 다른 이재민들보다 먼저 들어와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일부 이재민은 지진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듯 건물 곳곳을 돌며 벽에 금이 간 곳은 없는 지 살펴보기도 했다.
【포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의 LH 임대아파트 이주가 시작된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장량 휴먼시아 1단지 아파트에서 이사업체 관계자가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다. 2017.11.22. [email protected]
한편 포항시 등은 새로운 보금자리가 필요한 이재민을 500여 가구로 추산했다. 이 중 즉시 입주가 가능한 임대주택은 장량 휴먼시아와 남구 청림동 우성한빛 아파트 등 160가구다.
이재민들은 현행법상 6개월 동안 이 곳에서 지낼 수 있다. 포항시는 국토교통부에 주택 임대기간을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건의한 상태다.
포항시 관계자는 "첫 입주를 신호탄으로 이재민들의 장기적인 주거 안정을 위해 LH의 협조를 얻어 전세자금융자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즉시 시행하겠다"며 "경북도 등과 협의를 통해 340세대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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