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시위대, 이스라엘군과 충돌…수십명 부상
【라말라=AP/뉴시스】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 웨스트뱅크의 라말라에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데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군과 충돌하고 있다. 2017.12.08.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분노해 거리로 뛰쳐나온 팔레스타인 시위대 수 백명 중 43명이 이스라엘 군과의 충돌로 부상을 당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관계자는 "팔레스타인의 자치 구역인 웨스트뱅크(요르단 강 서안지구) 내에서 발생한 시위로 43명이 다쳤으며 대부분이 최루 가스 흡입에 의한 것이었다"라며 "이 중 6명은 고무 총알에 의해, 1명은 실탄에 의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은 실탄 사용에 대해 부인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장관은 "부상자들은 모두 미성년자다"라고 말했다.
시위대와 이스라엘 군의 충돌은 웨스트뱅크 라말라, 베들레헴 등에서 발생했다. 남자, 여자, 어린이가 섞여 있는 시위대는 이스라엘 군에게 돌을 던지거나 미국 성조기와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밟고 불에 태우기도 했다.
한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압둘라 왕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며, 국제적인 반대 세력을 결집시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포했다. 또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준비를 명령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탓에 이 곳을 둘러싼 역사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은 1947년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예루살렘 동부와 요르단 강 서안 지구를 점령한 뒤 예루살렘 전체를 자신들의 수도라고 천명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동부를 자신들의 미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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