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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핫트렌드 '공유'①]소유냐-공유냐…세계는 갈림길

등록 2018.01.02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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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핫트렌드 '공유'①]소유냐-공유냐…세계는 갈림길


 #1. 중국 베이징에 사는 왕웨이씨는 '공유경제'에 익숙하다.  1km당 1위안(164원)인 공유차를 사용해 운전을 하고, 공유사무실에서 일하며 저렴한 가격에 회의실, 상담실, 사무실 등과 팩스, 전화, 복사기 등을 이용한다. 

 공유냉장고를 이용하면 사무실 밖의 편의점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지불을 하고 원하는 음료를 마실 수 있다.  가까운 곳에 갈 때는 스마트폰앱을 활용해 30분에 1위안인 공유자전거를 이용한다. 여행을 갈 때 '투지아' 등 숙박공유앱을 활용해 숙소를 찾는 일이 그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2. 경기 일산에 사는 황모(39)씨는 육아용품 공유 서비스를 자주 애용하는 주부다. 아이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육아용품을 모두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그러던 중 황씨는 아기침대, 카시트 등을 대여해 주는 업체를 접했다. 대여비는 물건을 구입하는 것보다 10분의 1수준. 황씨는 아이 100일 상도 직접 차릴 때도 대여 서비스를 이용, 아이에게 입힐 한복부터 100일 상차림까지 빌렸다.

 매년 사이즈가 커지는 아이옷도 대여업체를 통해 고민을 해결했다. 새옷을 여러벌 구입하는 것보다 일정 금액을 내고 아이에게 딱 맞는 사이즈의 옷을 입혀 만족감은 두배 이상이라고 황씨는 전했다.

#3. 교직에서 일하는 김모(36)씨는 해외여행을 떠날 떄 '에어비앤비(airbnb.com)’와 '밀쉐어링(mealsharing.com)’을 적극 활용한다.

 에어비앤비는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로 방이나 집, 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할 수 있다. 집을 통째로 렌트를 할 수도 있지만 황씨는 현지인과의 교류 등을 이유로 방을 빌리는 것을 선호한다. 가격도 일반 호텔에서 머무는 것보다 저렴한 편이다.
 
 밀쉐어링은 현지 가정에서 돈을 주고 ‘집 밥’을 먹을 수 있는 시스템. 시간과 날짜는 음식을 제공하는 가정에서 정하는데, 가고 싶은 집을 선택해 사이트에 올라있는 음식사진과 가격을 골라 예약하면 된다.
 
 김씨는 연초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데, 에어비앤비와 밀세어링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2~3주 가량 머물며 아이들에게 여행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바뀐다는 '광속(光速) 변화'의 시대다. 인터넷과 모바일, SNS를 통해 세상이 24시간 촘촘히 연결되면서 소비자의 차별화된 욕구에 부응, 전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바 ‘공유경제’로 일컬어지는 현상이다.

 미국 하버드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2008년 처음 쓴 개념인데, 비어 있는 집이나 세워 둔 차량, 사무실 여유 공간 등 물적 자산뿐 아니라 재능ㆍ경험 등 인적 자산까지도 필요한 사람과 공유(sharing)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살면서 소유해야 하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고가 출발점이었다.

 시장 경제의 변방에서 일어나는 작은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공유모델이 10년의 성상을 거치면서 괄목상대할만큼 급성장, 전성기를 맞고 있다. 플랫폼과 데이터로 무장한 거대 공유기업의 잇단 출현으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초연결성이 더욱 강화되면서 이제 기업도 소비자도  '소유'와 '공유'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런 가운데 공유모델도 중간 매개자나 플랫폼 없이 개인간 거래를 활성화하는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 등장으로 새로운 격변 내지는 분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세계시장에는 유니콘보다 10배나 큰 데카콘(초거대 스타트업)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 대부분 공유경제 영역에서 출현하고 있다. 2013년 3개 기업에 불과했던 데카콘은 지난해 13개까지 늘었다.

 미국의 여성 벤처 투자자 에일린 리는 기업 가치가 10억달러(1조800억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해 '유니콘'이라고 불렀다. 유니콘이 늘어나자 미국 경제통신사 블룸버그는 이보다 가치가 10배 높은 100억달러(약 10조8000억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데카콘(decacorn)'으로 불렀다. 유니콘보다 희소가치가 10배 크다는 의미다.

 세계시장의 데카콘 기업은 현재 13곳이고, 이중에는 공유경제 분야 기업이 가장 많다. 우버(차량공유), 디디추싱(차량공유), 에어비앤비(숙박공유), 위워크(사무실공유) 등으로, 대부분 미국과 중국이 기반이다.

 세계의 창업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선전의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며 데카콘이 되기 위해 달리고 있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법에 명시된 것만 가능하게 하는 포지티브 규제가 4차 산업혁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미국 투자분석업체 피치북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데카콘 1위는 기업 가치가 680억 달러(73조4400억원)로 추산되는 우버다. 우버는 2009년 3월 '우버캡'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단시간 내에 급성장했고, 글로벌 사회에 '공유경제'의 물결을 불러일으켰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올해 기준 310억 달러(33조4800억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여행서비스 '트립스'를 내놓고 풀서비스 여행회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190개국 200만개 이상의 숙소를 제공하며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사람은 2400만명으로, 코트라(KOTRA)는 내년 에어비앤비 이용자가 5100만명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미구엘 맥켈비가 2011년 설립한 위워크 역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창업자들에게 사무실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21조6000억원)다. 건물을 임대한 후 인테리어를 통해 사무공간으 한 채를 임대한 뒤 사무공간을 나누고 인테리어를 꾸며 멤버십 형태로 재임대하는 사업모델로 부동산업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미국이 세계 공유경제의 성장을 주도했다면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공유경제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중국의 공유경제는 매년 40%씩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숙박, 자전거 등을 시작으로 세탁, 장난감 등 모든 분야에서 공유경제 사업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성장한다.

 코트라는 중국의 공유경제산업이 2020년까지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할 것이며, 2025년까지 약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유경제에 종사하는 서비스 일자리 역시 2020년 1억명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400개 이상 도시에서 4억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디추싱'은 창립 3년 내에 기업가치를 100억 달러 이상으로 불린 대표적 '데카콘 기업'이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우버 중국지사를 인수, 기업가치가 560억 달러(60조4800억원)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북미지역에 진출할 계획이다.

 디디추싱은 최근에도 펀딩을 통해 40억 달러를 유치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 투자회사, 일본 소프트뱅크 등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디디추싱은 이를 활용해 신에너지 차량서비스, 교통신기술,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중국 숙박공유시장에서는 1위 투지아와 2위업체 샤오주가 경쟁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3위다. 2011년 12월 설립된 업계 선두주자 투지아는 2015년 3억 달러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조성했고, 지난 10월 기준 기업가치 15억 달러(1조6200억 원)을 나타냈다. 아시아 최대숙박 공유럽체로, 지난 6월 한국 진출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샤오주의 경우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후원하는 투자회사 윈펑 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샤오주'는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과 협력해 안면인식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을 식별하는 '스마트 록'을 시범 도입키로 하는 등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공유경제모델은 또 한 번의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블록체인기술 상용화는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기업에게 위기이자 또다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은 마켓플레이스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 성장했지만 향후 블록체인을 사용한 스마트 컨트랙트가 상용화되면 중개사업자를 배제하는 방식의 개인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공유모델에서 임대 계약에 대한 기간과 금액, 보증금 등을 구체화하고, 양자가 확인할 경우 임대 계약이 완료되는 형태다. 임대를 마무리하고 계약이 종료될 경우 사용료를 차감한 보증금을 자동으로 환급 받고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중개업체가 배제될 수 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블록체인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 분야는 공유경제 모델"이라며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이 공유경제를 지향하는 기업들은 마켓플레이스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 성장했으나, 향후에는 해당 기업의 중재 없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안타증권 측은 "블록체인이라는 막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신규 경쟁자들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우버와 에어비엔비 등은 경쟁자의 출현을 눈 뜨고 바라보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주체적으로 블록체인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김민정 KDI연구원은 "글로벌컨설팅업체 PwC는 2014년 전 세계 공유경제 기업들의 수익이 2013년에 150억 달러였고, 2025년까지 33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며 "정부는 공유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공유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한 새로운 제도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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