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정의용-서훈 구성, 북미대화→남북회담 건너가자는 구도"
【서울=뉴시스】5일 평양으로 출발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모습. 정 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10명의 대북 특별사절단은 이날 오후 2시 성남공항을 통해 방북한다. (사진=뉴시스DB). 2018.03.04.
"서훈, 90년대 초 北신포 체류···北 잘 알아"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대북 특별사절단 구성과 관련해 "북미대화에서 시작해서 남북 정상회담으로 건너가자는 구도가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 실장은 미국통이고, 서훈 국정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은 대북통인 만큼 앞으로의 남북관계 개선 혹은 남북 정상회담까지의 여러 가지 과정을 어떤 식으로 로드맵을 짤 것인지 협의하러 가는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정 실장이 수석특사를 맡은 것에 대해선 "북한 김여정 특사가 왔을 때 북측이 정상회담 제안을 했었고,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했었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하려면 비핵화 문제를 어느 정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북미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것(남북 정상회담)이 2차적인 관문이니까 북미대화를 설득하고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과 그동안 얘기를 많이 해왔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가서 직접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미국의 여러 정책과 속내를 얘기해줘야 김 위원장도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 설득을 위해 '미국통'이 직접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훈 원장이 포함된 것에 관해 정 전 장관은 "서 원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실무를 담당했었고, 2007년 정상회담 때는 국정원 차장으로 실무를 했던 사람"이라며 "사실 1990년대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직원 자격으로 북한 신포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2년간 살았던 분으로 북한을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방남 했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이번에 생긴 깊은 교훈이 있어서 평양에 가서도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북미대화를 설득하는 데 직접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 채널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야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앞선 1·2차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일정이 2박3일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대북 특사단의 방북 일정이 1박2일로 다소 짧은 것과 관련해 "그동안에 기초공사가 됐으니까 마무리를 위해서 1박2일로 충분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측 얘기는 사실 우리가 많이 들었다. 우리 얘기도 많이 해줬을 것"이라며 "그걸 가지고 정의용 안보실장이 미국의 허버트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에게 속 깊은 예기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용은 그렸고 이제 점정하러 가는, 화룡점정 하러 가는 게 아닌가 싶다"며 "김영철 통전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서 말씀을 들어보는 게 좋겠다'하는 사인을 주고 갔을 것인데, 그 정도라면 1박2일로 충분하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특사단의 방북에 이은 방미까지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이번 일이 잘 되면 한반도 상황은 매우 안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이 되고, 북핵문제도 해결수순을 밟게 되며, 남북관계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전할 것"이라며 "어떤 점에서는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분수령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번 일이 잘 안되면 작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난번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면 작년 상황으로 된다'는 표현을 썼듯 한미연합훈련도 이 속에 다 들어가 있고, 이번에 논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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