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BOJ '매파적 동결'…엔화값 어디로
[도쿄=AP/뉴시스]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7월31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일본은행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0.31.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일본은행(BOJ)이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을 2회 연속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다소 매파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BOJ가 연말이나 연초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결과 800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엔화값은 다시 900원 대로 올라왔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선과 FOMC(공개시장운영위원회)에 영향받으며 12월 BOJ 회의 전까지 9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BOJ는 10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만장일치 동결이다.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 패배에 이어 다음주 미국 대선과 FOMC 등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우선 관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BOJ는 지난 3월 회의에서 단기 금리를 17년 만에 인상하고 장단기 금리조작(YCC)을 폐지한 해 금리 변동을 용인했지만 4월 회의에서는 단기 금리를 연 0~0.1% 수준으로 유지했다. 그러다 7월에 또 한번 인상에 나서 정책금리를 0.25%로 올린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 BOJ는 올해 물가 전망을 2.5%로 유지하고, 내년은 2.1%에서 1.9%로 하향했다. 하지만 우에다 총리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다소 매파적이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우에다 총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엔화 약세에 대해 "과거보다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쉬워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실질 금리는 지극히 낮은 수준"이라며 "경제·물가 전망이 실현되면 추가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BOJ 결과 시장에서는 빠르면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엔화값은 달러당 153엔까지 내려오며 엔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슈퍼 엔저에 물가 압력이 커지면서 결국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BOJ는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면서 "기업들의 임금 인상 및 가격 상승 의지가 확인되고 있어 임금과 소비의 선순환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점에서 12월 추가 인상을 전망한다"고 했다.
시장 역시 BOJ가 추가 인상 의지를 보였다고 읽히면서 엔화 값은 반등했다. 10월 회의 전 엔화값은 달러당 153엔대던 엔화값은 우에다 총재 간담회를 소화하며 152엔대로 절상됐다. 8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던 원·엔 재정환율도 이날 다시 905원대로 반등했다.
변수는 미국의 대형 이벤트다. 다음주에는 미국 대선과 FOMC라는 굵직한 미국의 대형 이벤트가 열린다. BOJ의 통화정책 스탠스는 이들 이벤트를 소화한 후 더욱 윤곽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엔화 절상은 유효하다"고 봤다. 이어 "엔·달러는 미·일국 금리차 영향이 큰 데 내년 중 미국의 인하와 일본의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문제는 변동성으로 BOJ 총재 및 외환당국 관계자 발언에 변동폭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BOJ가 추가 인상 시그널을 보내며 연말이나 연초에 인상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선과 FOMC 영향은 원화도 함께 받으면서 엔화값은 한동안 900원대 초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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