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여야 5당 대표 '100분 열기 토론'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나 차담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2018.03.07. [email protected]
홍준표·유승민 "북핵 시간벌기는 안돼"…이정미 "개헌 안되면 누구 책임이냐"
외교·안보 집중 논의…청와대 관계자 "언쟁이라기보다는 열기가 있었다"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의 첫 '완전체 회동'은 남북정상회담 이슈로 100분 내내 열띤 분위기로 흘러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여야 5당 대표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새 정부 들어 정당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7월 19일과 9월 27일에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정치적 쇼'로 규정하고 불참했지만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이날 처음으로 참석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당원이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논란을 의식해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참석했다.
추 대표는 "최근 우리 당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유구무언"이라며 "오늘 청와대 초청을 받고도 여당 대표로서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복장을 하고 왔다는 것을 이해해달라" 말했다.
문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은 본관 충무전실에서 사전 차담회를 가진 뒤 인왕실에서 오찬을 이어갔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대북 특별사절단 성과 비공개 브리핑도 있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정미(왼쪽부터) 정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2018.03.07. [email protected]
회동 의제는 예고대로 외교·안보 이슈에 집중됐다.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성과와 다음달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주요 이슈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및 정의당, 보수성향 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이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사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고 당 대표들의 의견을 구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최근 대북특사단의 성과 중 하나인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긍정적 반응을 내보이며 당을 넘어서는 협치를 강조했다.
홍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 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남북정상회담이 되어선 정말 (안 된다)"며 "마지막 북핵 완성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한테는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공동대표는 "북한이 일시적으로 제재와 압박을 피하고 군사적 옵션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 시간벌기용 쇼를 하는 것인지, 실제로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상호 약속, 검증과 실천을 통해서 하나씩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에 배석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동 분위기 물음에 "언쟁이라기보다는 열기가 있었다"고 표현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여야 5당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차담을 마친 후 오찬장인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8.03.07.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어떤 개헌을 이룰 것이냐'가 아니라 '개헌이 되지 못한 것이 누구 책임이냐' 공방으로 흐르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함께 대통령과 이후에 말씀을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19대 대선후보였던 홍준표·유승민 대표를 지목하면서 "두 분은 (선거 당시)개헌 날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자고 말씀하셨다. 대통령이 된 문재인 후보는 당시 야당 후보의 제안을 수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래서 국민들은 모든 후보의 그런 약속을 믿고 있는 것이고 그 것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높다"고 개헌 추진을 강조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안보만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기로 약속했으면 약속을 지켜주셔야 한다"며 "다른 주제는 나중에 해도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저희 밥 안 먹고 가겠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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