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 남북미 담판 변수로 부상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에 부인인 리설주와 함께 동행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환영식, 연회에 함께했다. 2018.03.28.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6일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자 곧바로 북중 정상회담을 열었다. 의전에서도 최대한의 예우를 표했다.
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 후 시진핑 주석이 마련한 연회에 참석, 연설에서 "우리의 전격적인 방문제의를 쾌히 수락해주시고, 짧은 기간에 방문이 성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하기 위해 기울인 (중국 측의) 지성과 배려에 깊이 감동됐다"고 사의를 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 갑작스럽게 추진됐음에도, 시진핑 주석이 북한 측의 요청을 최대한 수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직접 들어볼 필요성이 있었던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요청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장기집권의 기반을 마련한 시진핑 위원장의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동북아 영향력의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반드시 관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절단을 만나 북한과의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자 중국 측의 초조함이 감지됐다고 한다.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내리고,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게 올바른 방향은 맞지만 자칫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2007년 남북 정상이 채택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에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의해나가기로 하였다'는 문안이 들어갔던 것처럼 북한이 중국을 배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주변국에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미국 측에 회담 결과를 설명한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은 북한이 내린 '비핵화 결단'이 어떤 방식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앞으로 북핵 문제 협상 과정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관한 영향력 상실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입지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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