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피자헛 '회생절차' 파장…프랜차이즈 업계 "남의일 아냐" 우려↑
"법원 판결, 외식업계 전반에 적용 될 경우 기업들 어려워…파급효과 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일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피자헛은 이날부터 메뉴 갈릭버터쉬림프와 치즈킹 가격을 기존 2만9900원에서 3만900원으로 3.3% 인상했다. 2024.05.02. [email protected]
한국피자헛이 가맹점주와의 소송에서 패소해 법원이 점주들에게 210억원을 배상하도록 한 것이 원인이 된 것이라 피자 업계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법조계와 프랜차이즈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피자헛은 전날 기업회생절차(CRP) 개시와 자율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했다.
ARS는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를 일정 기간 보류하되, 그동안 기업이 기존처럼 영업하면서 채권자들과 구조조정을 협의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부장판사 오병희)는 이날 한국피자헛 유한회사에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보전처분은 채무자가 재산을 소비하거나 은닉, 채권자(가맹계약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변제하는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해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것이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등을 금지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판매자 등 채권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게 된다.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매출이 약 869억원으로 전년(1020억원) 대비 14.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약 45억원으로 전년(약 3억원)보다 적자폭이 18배 가량 커졌다.
앞서 가맹점주들은 2020년 한국피자헛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한국피자헛이 총수입의 6%를 고정수수료로 받으면서 가맹점 동의 없이 원·부재료 가격에 차액을 붙여 납품,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일 서울 시내 한 피자헛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피자헛은 이날부터 메뉴 갈릭버터쉬림프와 치즈킹 가격을 기존 2만9900원에서 3만900원으로 3.3% 인상했다. 2024.05.02. [email protected]
한국피자헛은 이와 관련 "일부 소송 참여 점주가 2심 판결이후 지난달 4일부터 가맹본부가 사업 운영 비용을 처리하고 있는 은행 계좌에 압류 및 추심 조치를 진행했다"며 "이로인해 종업원 급여지급, 협력업체 납품 대금 지급 등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계좌 동결을 해제해 현금 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상당수가 피자헛과 같은 차액가맹금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자헛 처럼 가맹점주들의 소송이 제기될 경우 상당액을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팀장은 "우리나라 외식업계의 60~70%는 상생 등을 이유로 매출액 대비 요율을 지정해 로열티를 청구하는 방식인 정률제 로열티 대신 차액가맹금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며 "이번 법원 판결이 외식업계 전반에 적용이 될 경우 외식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편 중저가 피자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냉동피자 등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피자헛을 비롯해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3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는 29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12억원)보다 적자가 늘었다.
지난해 모회사인 대산F&B로부터 물적 분할해 새 출발을 선언한 미스터피자도 같은 해 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도 40억 적자 보다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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