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갈등에 고심했던 靑···적극적 중재 역할에 '기대감'
메시지 분석 끝낸 靑···신중모드→적극적 중재자 표방
北 묵묵부답에 초조한 기색도···靑 "빨리 회신 왔으면"
청와대가 북한과 미국을 향해 역지사지의 입장을 강조한 것은 자칫 일촉즉발로 이어질 수 있는 북미 간 긴장감을 해소해보겠다는 중재자 역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결과 브리핑에서 "상임위원들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오는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아래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의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도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 남북 간의 여러 채널을 가동한다는 의미에 대해 "우리 정부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함께 언급한 '상호 존중의 정신'에 대해선 "(북미 간) 역지사지를 하자는 의미"라며 "북미가 회담을 진행해오면서 뭔가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 입장에 서서 이해를 해보려 하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라는 의미를 상호 존중이란 말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간에는 오는 22일 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과 태도 등을 충분히 전달하고, 또 반대로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전달하는, 그러면에서 서로 간의 입장차이를 보정하고 접점 찾아가려 나아가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토록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은 북미가 각각 발신하는 메시지 파악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전날까지 "북한의 의중 파악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었다.
나아가 남북, 북미간 불거진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도 읽힌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전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고위급 회담 중지와 관련해 "꼭 오늘 안 한다고 해서 못할 일은 아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안 미칠 것 같고, 미북 간에는 이미 물밑으로 얘기가 본격화 되리라고 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백악관이 비핵화 방법에 대해 "기존 리비아식 해법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한발 물러선 것도 북미 간 접점을 타진해 보겠다는 청와대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도 미국과 대화를 하겠다는 기본 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기대 섞인 전망을 했다.
다만 정부의 이러한 유화적인 제스처에 북한이 선뜻 움질이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은 전날 미국의 압박에 노골적으로 적개감을 드러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외에 이렇다 할 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전날 북한의 일방적인 고위급회담 연기 통보에 유감을 표명하며 조속히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대북통지문을 발송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이날 판문점 채널을 통해 남북 연락관 간에 정상근무를 알리는 개시 통화를 했지만 우리의 대북통지문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우리가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자고 통지문을 보냈는데 빨리 회신이 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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