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재점화…우리 기업 불똥 우려
美, '중국 제조 2025' 겨냥 고율 관세
中, 미에 강하게 반발…25% 고율관세로 맞불
중간재 수출 우리기업 타격 우려
가전·철강 등 빠져 타격 적을 것이란 관측도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시행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이 같은 규모의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잠잠해졌던 두 나라 간 무역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개한 추가 관세 목록을 보면 관세 부과 대상은 1102개 품목에 달하고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 공학, 신소재·자동차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중국 정부 역시 미국산 수입품 659개 품목에 대해 500억달러 규모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는 농산물, 자동차, 수산물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미중 간 무역협상을 통해 잠시 위기가 가라앉는 듯 보였지만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끼인 한국의 입장은 더욱 난처하게 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이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0.9%(연간 38억달러)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중간재 수요 하락, 중국 성장 둔화로 한국의 총수출이 0.03%(연간 1.9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대미, 대중 수출 의존도가 모두 높은 나라로 두 나라 간 무역 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
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2 수출 비중은 전체 36.7%에 다하고, 수출 의존도는 13.8%다.
특히 중간재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두 나라 간 무역경쟁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지난해 1121억달러로 약 79%를 차지한다.
이 같은 미중발 무역전쟁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유럽연합(EU) 등으로 퍼질 경우 미국, 중국, EU 관세가 모두 10% 포인트 인상하게 되면 글로벌 무역량이 6%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은 6.4%(367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의 이번 대중 제재 품목이 '중국 제조 2025'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중국의 첨단 기술품목을 대거 포함시킴에 따라 이와 관련된 우리 기업의 간접적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역협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기존 발표한 1333개 품목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우리 기업은 전체 응답기업 656곳 중 6.4%인 42곳이었다. 하지만 제재 품목이 818개 품목으로 줄어들면서 우리에게 민감할 수 있는 가전이나 철강 제품은 제외됐다.
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284개 품목에는 우리 기업에 민감할 수 있는 전기전자, 기계, 철강 품목이 포함된 만큼 관련 기업들의 심도 있는 내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진우 과장은 "과거 반도체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 간 통상갈등의 결과를 목격한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강대강 대치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시간이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를 시행하기로 한 시점인 다음달 6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무역협회는 "공청회를 포함해 공시 및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재 품목이 재차 검토 될 예정으로 최종 품목 결정 및 추가관세 부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무역전쟁 발발을 앞두고 두 차례 고위급 무역 담판을 통해 위기를 봉합시킨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수입을 크게 늘리기로 하는 등 미국에 대해 한 발 양보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및 통상분쟁에 대해 주변 국가와의 국제 공조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미중 등 각 국가와 외교·통상 채널을 강화해 통상마찰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