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15년만에 밟은 평양 땅···"새롭고도 긴장됩니다"
【평양=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3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서 허재 감독과 북측 관계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허 감독에게 평양은 15년 만이다.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통일농구대회에 선수로 참가했다. 이번에는 감독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평양으로 왔다.
허 감독의 아버지는 신의주가 고향인 실향민이다. 고향을 늘 그리워하다 8년 전 세상을 떠났다. 허 감독은 방북에 앞서 "저보단 아버지가 한 번 가셨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이번엔 국가대표 선수인 두 아들(허웅, 허훈)이 함께 했다.
허 감독과 선수들은 3일 오후 7시부터 옥류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허 감독은 만찬 도중 테라스로 나가 대동강 야경을 바라보며 두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언제 기회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념이 될 것 같아서 웅이, 훈이랑 사진을 한 장 찍었다"고 밝혔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을 다시 찾은 허 감독은 "처음 왔을 때와 비슷하게 기분이 새롭고, 긴장된다고 할까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2003년 당시 남북을 대표하는 허 감독과 리명훈(49)의 끈끈한 우정이 주목을 받았다. 리명훈은 2m35㎝ 장신 센터로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노리기도 했다. 국제대회를 통해 자주 얼굴을 맞대면서 "명훈아", "형"이라고 부를만큼 친해졌다. 허 감독은 "2003년에 리명훈과 소주 한잔 먹는 장면, 대화를 나눈 것이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리명훈과의 재회를 고대했다. 하지만 3일 저녁 환영만찬에 리명훈은 참석하지 않았다. 리명훈은 농구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후반인 리명훈의 아들도 북한에서 농구선수로 활동 중이다.
허 감독은 3일 옥류관 환영만찬에서 15년 만에 평양냉면도 맛봤다. "1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옥류관 냉면 맛이 좀 다른 것 같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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