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정상회담…아베 관심사 '영토문제' 진전無 (종합)
【모스크바=AP/뉴시스】러시아를 방문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양국 간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 지역에서의 평화 조약 체결과 경제 협력 등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9.01.2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아베 총리의 가장 큰 관심사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 및 평화조약 체결에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NHK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두 사람은 전날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비공개 회담을 열고, 평화조약 문제를 비롯해 경제·외교·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은 3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 및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도 동석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최대 관심사인 쿠릴 4도 영유권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체결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협상을 가속하기로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
두 사람은 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쿠릴 4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 '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 이상된 과제 해결이 쉽지 않지만, 러일 양국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달 독일 뮌헨에서 외교장관 회담 및 차관급 협의를 열고 평화조약 협상을 진전시키기로 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 문제와 관련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양국의 다면적인 관계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평화조약 체결 후 쿠릴 4개섬 중 2개섬을 일본에 반환한다고 명기한 '소일공동선언'에 기초해 "평화조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1월 러일 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으로, 일본 언론은 이번 회담에서 평화조약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 진전사항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안에 러시아와의 영토문제 해결 및 평화조약 체결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러일 관계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활용되고 있지 않다"며 "향후 수년 간 러일 간 무역고를 1.5배로 늘릴 계획이다", "인도적 교류도 진행하다"라는 등이라며 경협 및 문화 교류 등에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안보분야에서 신뢰강화를 위해 다양한 수준의 방위 당국 및 국경 경비 당국간 교류를 추진하기로 확인했으며, 북한 정세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
앞서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작년 11월 회담에서 1956년 체결한 '소일공동선언'을 토대로, 평화조약 체결을 가속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달 1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영토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라프로프 장관은 당시 회담 이후 "쿠릴 4도는 러시아 영토이며 이는 협상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으며, 일본이 이 영토를 북방영토라고 지칭하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며 명칭 변경도 촉구했다.
한편 양국은 소련 시절인 지난 1956년 '소일공동선언'으로 국교를 회복하면서 평화조약 체결 후 러시아가 쿠릴 4개 섬 중 2개 섬을 일본에 인도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은 국교는 회복했지만 쿠릴 4개 섬 영유권에 대한 분쟁으로 평화조약은 아직까지 체결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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