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혈된 눈, 긴장, 담배…김정은이 드러낸 북미회담의 '무게'
눈 충혈돼 있고 입 다시며 긴장한 기색도
숙소 이동 5분 시간에 차 안에서 담배 물어
"많은 사람 반기는 결과 확신, 최선 다하겠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친교 만찬이 열린 베트남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을 나와 숙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2019.02.27. [email protected]
지난해와 달리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김 위원장의 어깨를 무겁게 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28분(한국시간 오후 8시28분)께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재회했다.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눈 뒤 취재진 앞에서 9분 간 환담을 나눴다. 김 위원장은 "사방의 불신과 오해의 눈초리가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려 했다"며 이번 북미회담 성사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생각해보면 어느 때 보다도 많은 고민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했던 그런 기간이었던 것 같다"며 북미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고심한 흔적을 내비쳤다.
이런 고민과 인내는 육안으로 확인되는 김 위원장의 컨디션에서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앞니를 전부 드러내며 활짝 웃기도 했지만, 눈은 충혈돼 있었다. 또 입을 다시며 긴장한 기색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친교만찬 등 2시간20여분에 걸친 정상회담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5분 안팎의 이동 시간 중에 담배를 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이행하면 북한에 밝은 미래를 보장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고, 이날 환담에서도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사찰·검증 허용을 포함한 비핵화를 약속하라는 손짓이다.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하노이 중심가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19.02.27.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개혁·개방이라는 새로운 물길을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남이라는 점에 그 무게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하노이에 도착한 직후 자국 실무대표단으로부터 북미 간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받기도 했다. 평양에서부터 무려 65시간이 걸린 장거리 여정을 소화한 뒤였다.
김 위원장은 실질적인 결과가 있는 회담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실무협상 상황을 점검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에서도 "이번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