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나 급사하면 대통령 죽일 암살자 골라놔"
[AP/뉴시스] 필리핀의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이 13일 케손시티 의회 합동청문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자신이 갑자기 죽게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즉시 필리핀 대통령을 죽일 암살자가 있다는 것으로 부통령은 결코 농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루카스 베르사민 집행장관은 이 같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 대한 '실제적인 협박'을 엘리트 대통령 경호대에 이첩하면서 "즉각적인 행동"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안전사령부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안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부통령이 "뻔뻔스럽게 대낮에 한" 협박을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이기도 한 두테르테 부통령은 얼마 후 자신의 발언은 실제 위협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생명이 위협 당하고 있는 데 대한 걱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물러났다. 자신이 어떤 생명 위협을 당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부통령은 "만약 내가 그런 걱정을 표현한 것인데도 계속 저들은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한 것이라고 말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녀는 기자들에게 "내가 실제 그런다면 무덤에서 복수라는 허망한 행동일 따름으로 내가 그를 죽일 아무 이유가 없다. 내게 무슨 혜택이 있을 것인가?"고 말했다.
필리핀 형법에서 이 같은 공개 발언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징역형이나 벌금을 받는다. 또 필리핀 헌법은 대통령이 죽거나 영구적 불능 상태에 놓이면 직에서 축출되거나 사임해야 하며 부통령이 승계해 잔여 임기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2022년 5월 대선에 두테르테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해 출마했으며 각각의 투표에서 두 사람은 각자 압승했다.
양 지도자는 그러나 취임하자마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문제 등을 포함해 많은 핵심적 차이를 노정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6월 내각의 교육장관 및 반란소탕 수장 직에서 사임했다.
사라 두테르테는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로 양인 모두 거침없는 의견 표명으로 유명하다. 부통령은 대통령, 영부인 및 대통령 사촌인 국회의장 3인을 부패하고 무능하며 두테르테 가문에 정치적 박해를 펴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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