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하노이 선언' 함께 시청하려던 靑, 뜻밖 결렬에 당혹
文대통령, 당초 오후 4시 '공동서명식' 시청 예정
김의겸 "남북 대화 다시 본격화" 기대감도 높여
靑 "완전한 합의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
포스트 하노이 담은 '신한반도체제' 차질 불가피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2.11. [email protected]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은 28일 결렬됐다. 두 정상은 전날 친교만찬을 통해 하노이 담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지만 확대회담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확대회담이 지연되면서 업무오찬과 공식서명식은 취소됐고 협상은 결렬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 직후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공동성명 무산 이유에 대해 "제재 완화 관련"이라며 "북한에서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북한은) 상당히 많은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우리는 완전히 제재를 완화할 준비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왔던 청와대는 이번 결렬으로 그 자체로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에서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당초 청와대는 이날 오후 4시쯤 북미 정상이 공동 서명식을 갖고 '하노이 선언'을 발표할 것이라 낙관적으로 전망 했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10분께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이 집무실 TV를 통해 공동 서명식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또 예정된 시간표에 따라 이날 오후 8시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간 통화도 이뤄질 예정이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와 관련해 "(북미)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과의 대화의 속도가 깊이가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잠시 휴지기에 있었던 남북 대화가 다시 본격화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답방 논의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하노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02.28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룬 것도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참모진은 예정대로 집무실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결렬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결렬 이후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말씀은 하셨는데 제가 공개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확정 소식이 이어진 이후 '포스트 하노이'로 시선을 고정했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금주 두 차례의 공식 회의에서 남북 주도의 새로운 100년 구상을 담은 '신(新) 한반도 체제'구상을 꺼내 들며 남북 경협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2차 북미회담에 대해 "북미 간 구체적 조치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합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 써 온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천명할 신 한반도 체제 구상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이 구상하는 신 한반도 체제는 내일 3·1절 기념사에 담길 예정"이라며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의 기본 정신과 실현해 나가기 위한 우리의 준비,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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