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회담결렬 아쉬움 속 한국당 '文정부 비판' vs 與 '당혹'

한국당 "정부, 장밋빛 환상만을 이야기했다"

민주당 "아쉽지만 비관적으로 보지 않아"

바른미래 "역시 시간걸려…김정은이 키 쥐어"

평화당 "보수야당, 회담결렬로 대여공세 말아야"

정의당 "文 다시 나설 때…적극적 역할 기대해"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 국가안보특위 연석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북미정상 회담 결렬 방송을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여야는 28일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대해 안타까움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장밋빛 환상만을 이야기했다"며 정부를 비판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각각 오후 4시(한국시간) 예정됐던 '하노이 선언' 생중계를 시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후 3시께부터 양국 정상이 계획했던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진행되지 않자 일부는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후 당 국가안보특위·북핵외교안보특위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시청했다.

황 대표는 "국민들의 기대가 불안으로 바뀐 상황"이라며 "하루속히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부의 입장이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우리 정부는 장밋빛 환상만을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실제 북핵 상황은 얼마나 엄중한지 또, 우리의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며 "우리는 늘 말로 그치는 협상이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뤄내는 결과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그동안 정부에서 이야기한 북한의 비핵화의 진정한 의지나 행동이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한국과 미국 간 활발한 소통이 있었는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속히 비핵화가 진전될 수 있는 북미회담이 다시 열리길 기대한다"라며 "한국과 미국 정부 사이에 긴밀한 공조와 소통이 있어야 한다. 한미 간 긴밀·전략적 소통으로 북한이 비핵화에 좀 더 빨리 나오게,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잘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국회가 열리면 따져보겠다"면서도 회담 결렬 문제를 두고 대여 공세에 나설 일은 아니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잘 되려면, 비핵화가 잘 되기 위해서는 속도가 맞아야 한다"고 보탰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당직자가 북미 정상회담 TV 시청을 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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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성과를 전망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회담 결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만 북미 협상을 '빅딜', '원샷'에 비유하며 향후 추가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아쉽지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추후 회담을 통해 타결하길 희망한다"며 "북미 양국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 촉진을 위해 민주당과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건설적 역할을 함께 검토하고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논의가 있었고 그 안에 일부 진전도 있고, 진전이 안 된 것도 있다. 쟁점 타결을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 부분은 추후 회담 지속성을 갖고 노력하자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군사훈련이나 추가 대북제재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고 한 것, 북한도 미사일 발사나 핵 능력을 증가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보면 미국과 북한도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은 가운데 회담이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미국은) 모든 핵 시설 신고를, (북한은) 전면적 대북제재를 해제해달라고 했는데 이런 얘기를 보면 당초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다른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심각하게 북미 정상회담 TV 시청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합의문 서명식 등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많은 것을 기대했으나 역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이 키(Key)를 쥐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해 미국이 납득할 만한 정도를 내놓지 못한 듯하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완전히 적대적인 입장을 내놓기보다 희망적으로 이야기했다"며 "비핵화를 확실하게 내놓을 것은 내놓고 미국을 설득하고 제재완화를 통해 북미 간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라고 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번 회담 결렬과 관련한 보수당의 대여 공세를 우려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북미회담의 결렬을 빌미 삼아 평화 정책의 발목을 잡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해 서로가 원하는 교환 순서와 일정 합의를 위한 시간이 부족했었다면 앞으로 시간을 갖고 3차 북미회담을 준비해가기를 바란다"며 "북미 간 합의를 촉진하고 남북 간의 신뢰를 유지하고 소통하는 역할이 요긴한 상황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창의적인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정의당 역시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로서 다시 한 번 역할을 해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최석 대변인은 "순조롭다면 좋았겠지만 순조롭지 않다고 해서 마냥 비관할 일도 아니다"라며 "이미 작년 5월 북미 간의 대화는 큰 위기에 봉착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싱가포르 회담은 결국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나설 때이다.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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