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하노이 회담 재구성 통해 '북미 중재' 방향키 잡는다
4일 NSC 주재…'하노이 회담' 정밀 진단 후 방향 모색
靑 "하노이 회담, 복기 단계…정확한 진단 선행 돼야"
트럼프 통화서 '중재역' 강조…워싱턴行 추진 가능성
연락사무소·특사단·핫라인 등 北과 물밑 접촉할 듯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6월 14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센토사 합의 이행 후속 조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7.06.14.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 수장들이 모두 모인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다. 지난해 6월14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 회의는 북미 정상 간 최종 합의 불발 이유에 대해 면밀히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의 성격이다. 먼저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각 실무라인에서 파악하고 있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보고 받는다.
문 대통령은 회담 불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와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를 통해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인식의 간극을 여실히 드러낸 북미 대화에서 중재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중재역에 나서기 전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한 판단과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이번 불발은 실무자급 대화가 아닌 정상 간 대화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숨가쁘게 해온 단순 중재보다 세밀한 상황 분석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단계는 하노이 회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실제로 (북미 정상 간) 어떤 대화가 오고 갔고 어디에서 매듭이 꼬였는지 등 하노이 회담에 대한 상황을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의 재구성 또는 바둑으로 치자면 복기해야 하는 단계"라며 "물론 산발적으로 정보가 들어와 있다. 그런데 정보가 부분적이고 심도있는 내용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현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섣불리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마치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19.02.11.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른 시간 내에 직접 만나자고 제안한 만큼 워싱턴 방문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북측과 접촉을 위해 개성 연락사무소, 대북특사단 파견 등 여러 시나리오 등이 제기된다. 혹은 정상 간 핫라인 가동 가능성까지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까지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여러 채널을 이용해서 양측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도 "각급 채널을 통해 27~28일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면밀한 진단을 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러 다시 가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도훈 본부장뿐만 아니고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미국 쪽과도 접촉을 할 것이고 북한 쪽과도 접촉을 통해서 입장도 들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북측과 접촉할 채널과 관련해선 "물밑 접촉"이라며 연락사무소도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