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품으로…직원들은 고용불안 우려에 한숨만
자율경영체제·고용안정 약속했지만 선언적 수준
세부 논의에 따라 결과 달라질 것…일부는 혁신에 대한 기대도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식이 열리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협약체결에 반대하는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조합원들이 매각 반대 구소를 외치고 있다. 2019.03.08. [email protected]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8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한 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고용안정 및 자율경영체제 등 상생발전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궁극적으로 고용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의 입장을 천명했다.
이와 함께 학계·산업계·정부가 참여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 구성을 추진해 기자재업체, 협력업체로 이루어진 각 지역의 조선 산업 생태계를 복원시키겠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대우조선 직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선언적 수준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빠졌다는 평가다.
한 임원은 "큰 틀에서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율경영체제와 고용안정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사안별로 세분화해 논의해야 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회사에서는 대우조선의 자체 기술력이 훌륭하기 때문에 독립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전달해왔다"며 "상생발전을 위한 세부사항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커 두고볼 일"이라고 했다.
사무직 직원은 "차·부장급 중간급 이상 관리자의 고용 불안이 가장 크다"며 "현재로써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반면 일부에서는 민간기업이 새 주인으로 온 만큼 변화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돈다.
회사 관계자는 "입사한지 몇년 되지 않은 젊은 직원들은 산은 체제때 경직된 공기업 분위기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며 "통상의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조직이 유연하고 혁신적인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노조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물밑에서 진행된 밀실 협상으로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독점력 강화로 이어져 조선산업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대우조선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빅1 체제의 조선산업 재편은 재벌독점을 불러올 수 있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현대중공업이 독식하는 조선산업 재편이 완성될 경우, 다른 조선사업장은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 역시 현대중공업 재벌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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