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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외무성 "스페인 대사관에 엄중한 테러…FBI 관여설 주시"(종합)

등록 2019.03.31 14: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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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괴한들이 구타·고문하고 통신 기재 강탈"

"엄중한 테러행위 국제적으로 절대 허용 안돼"

"FBI,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 관여說 주시"

"스페인, 공정히 처리하길…인내 갖고 기다려"

자유조선 "무기 사용하거나 폭행하지 않았다"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하에 특정정보 공유"

【마드리드=AP/뉴시스】스페인 당국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주재 마드리드 북한대사관(사진)에 괴한이 침입해 휴대폰과 컴퓨터 등을 훔쳐 달아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건은 당시 괴한들에게 결박당했던 여성이 스스로 결박을 풀고 도망쳐 나와 도움을 요청해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알려졌다. 2019.03.01.

【마드리드=AP/뉴시스】스페인 당국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주재 마드리드 북한대사관(사진)에 괴한이 침입해 휴대폰과 컴퓨터 등을 훔쳐 달아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사건은 당시 괴한들에게 결박당했던 여성이 스스로 결박을 풀고 도망쳐 나와 도움을 요청해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알려졌다. 2019.03.01.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북한 외무성이 반북(反北)단체 자유조선의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과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관여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 습격이 있고 나서 한 달여 만에 나온 첫 공식 반응이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과 관련해 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지난 2월22일 무장괴한들이 에스빠냐(스페인) 주재 조선 대사관을 습격하고 대사관 성원들을 결박, 구타, 고문하고 통신기재들을 강탈해가는 엄중한 테러 행위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외교 대표부에 대한 불법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며 이러한 행위는 국제적으로 절대로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건 발생지인 에스빠냐의 해당 당국이 사건 수사를 끝까지 책임적으로 진행해 테러 분자들과 그 배후 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라며 그 결과를 인내성 있게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기밀 해제한 수사문건을 토대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10명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멕시코 국적의 에이드리언 홍 창, 미국 국적 샘 류, 한국 국적 이우람 등이다.

【마드리드=AP/뉴시스】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의 촬영을 제지하는 모습. 2019.03.27.

【마드리드=AP/뉴시스】지난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북한 대사관 직원이 기자들의 촬영을 제지하는 모습. 2019.03.27.

이번 사건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탈북자 지원 단체 '링크'(Liberty in North Korea)를 공동 설립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대사관 관계자들을 구타한 후 손을 묶고 두건을 씌웠으며, 컴퓨터 2대와 하드 드라이브 2개, 휴대전화 1개 등을 가지고 달아났다.

특히 미국으로 달아난 홍 창은 지난달 27일께 FBI와 접촉했다고 문건은 설명했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현재 에이드리언 홍 창과 샘 류에 대해 폭력, 절도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과 미국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관련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의 개입설을 부인했다.

FBI도 "스페인 사법당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FBI를 지휘·감독하는 미 법무부 역시 스페인 사법당국의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 용의자 인도 요청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서울=뉴시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지난달 22일 침입했던 10명 중 리더로 지목된 에이드리언 홍 창. 사진은 그가 2017년 캐나다 의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증언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사진출처=조선재단 홈페이지>2019.03.28

【서울=뉴시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지난달 22일 침입했던 10명 중 리더로 지목된 에이드리언 홍 창. 사진은 그가 2017년 캐나다 의회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 증언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사진출처=조선재단 홈페이지>2019.03.28

이 가운데 자유조선은 지난 26일 '마드리드(북한대사관)에 관한 사실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자신들이 대사관을 습격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단체는 "우리는 대사관에 초대를 받았고, 보도와 달리 그 누구도 결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면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대사관 내 모든 사람들을 위엄 있게 대우했고, 필요한 경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그러면서 "마드리드(북한 대사관 사건)에 대한 정보를, 이득이나 돈을 기대하며, 어떤 측들과 공유하지 않았다"면서도 "FBI와 상호 비밀유지 합의 하에 엄청나게 잠재적 가치가 있는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지난 2017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피살 뒤 그 자녀인 김한솔·솔희 남매를 피신시킨 것으로 알려진 단체다. 최근 천리마민방위에서 자유조선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들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외벽에 낙서를 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일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바닥에 던져 깨뜨리는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천리마민방위 후신인 자유조선이 28일 "행동 소조(조직)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스페인 대사관 습격 사건 관련자 신원이 공개되는 등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019.03.28.

【서울=뉴시스】천리마민방위 후신인 자유조선이 28일 "행동 소조(조직)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고 밝혔다. 스페인 대사관 습격 사건 관련자 신원이 공개되는 등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019.03.28.

단체는 지난 28일에도 '우리 조직의 현재 입장'이라는 글을 올리고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째 흔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단체는 "북한 정권을 겨냥하는 여러 작업을 준비 중이었지만 언론의 온갖 추측성 기사들의 공격으로 행동소조들의 활동은 일시 중단 상태"라며 "언론은 우리 조직의 실체나 구성원에 대한 관심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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