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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3차 공판…직원 나와 갑질 증언

등록 2019.04.29 20: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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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회장이 빨간색으로 염색하라고 했다"

양 회장 "분명 자기가 고른 색이다" 반박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이 16일 오전 9시께 입감됐던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와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송치하러 가는 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곧장 후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11.16 heee9405@naver.com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이 16일 오전 9시께 입감됐던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와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송치하러 가는 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곧장 후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11.16 [email protected]

【성남=뉴시스】이병희 기자 = 이른바 ‘갑질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3차 공판에서 지난 재판에 이어 양 회장의 갑질에 대한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양 전 회장은 직원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29일 열린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직원 A씨는 “양 회장이 빨간색으로 염색을 하게 한 뒤 야외 카페에 앉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고, 사람들이 동물원 동물 보듯 쳐다보는 것을 즐겼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금까지 염색해본 적이 없는데 양 회장이 빨간색으로 하라고 했고, 거부할 수 없어서 했는데 염색 끝나고 보니 완전 빨간색이어서 너무 놀랐지만 뭐라고 할 수 없었다”라고도 했다.

2009년 이지원인터넷서비스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법무팀 이사로 일했던 A씨는 양 전 회장 사건을 제보한 뒤 지난해 말 직위해제로 대기발령 됐다가 최근 법무팀 팀장으로 강등된 채 복귀해 근무 중이다.

이날 재판에서 A씨는 양 회장과 접촉을 차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양 회장과 대면하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됐다. A씨는 근무 기간 양 회장의 갑질에 대해 폭로했다.

A씨는 “양 회장이 2015~2016년 법무팀 부하 직원을 연달아 해고 조치한 적 있고, 수시로 해고했다. 2017년 9월에는 매출이 10%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직원 10%를 아무 이유 없이 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2010년 10월 계열사 대표이사가 외상을 해서 술집 직원이 회사로 술값을 달라고 찾아와 회사에서 외상값을 물어줬다. 양 회장이 외상값을 물어줘 화가 났는지 제 앞에서 계열사 대표이사의 따귀를 세게 때리고 ‘이거로 퉁치자’고 했다”고 했다.

또 “회사에 배신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불법 도청 프로그램을 설치해 직원들을 속속들이 감시했고, 퇴사 직원에게 민사소송을 걸어서 재산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괴롭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함량 비타민 파우더를 세 스푼 타서 두잔씩 마시게 하는 일이 다반사로 있었다. 약을 먹고 설사를 너무 심하게 해서 자정까지 직원들이 퇴근을 못했고, 응급실에 실려간 직원도 있었다”며 “양 전 회장이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몇 시간씩 하는 약을 수시로 먹이는 엽기행각을 직원들에게 강요했고, 저를 포함해 누구도 거부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2016년 강원도 홍천 연수원에서 도검과 활로 살아있는 닭을 죽인 사건에 대해서는 “직원들에게 활로 닭을 쏘라고 했지만 맞히지 못했고, 본인이 활로 죽인 닭을 백숙으로 해 먹다가 직원들이 일부러 닭을 맞히지 않았다며 다시 칼로 죽이라고 시켰다”며 “칼로 벤 닭을 열두번 내리쳐 끔찍하게 죽게 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측은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종종 피로회복제를 줬고, 홍천 연수원에서 이전에도 활로 과녁 맞추는 놀이를 했다고 강조했지만, A씨는 적당 함량의 피로회복제와 설사하게 한 약은 다른 것이었으며 이전에 한 것은 과녁을 맞히는 것뿐이라고 당시 사건과 선을 그었다. 

변호인 측은 또 A씨가 양 회장의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허락받지 않고 가져갔다고 주장했지만, A씨는 “양 회장의 휴대전화를 손에 쥐어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양 회장은 A씨의 진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직접 반박하겠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증인이 퇴정한 뒤 양 회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양 회장은 “증인이 했던 말이 조금씩 다 사실과 다르다. 대부분 악의적으로 꼬여 있는 거짓말”이라며 “제가 빨간색 머리를 강요했다고 주장하는데 분명 본인이 고른 색이다”라고 주장했다.

양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5일 ▲강요 ▲상습폭행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대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공동상해 ▲정보통신망침해 등의 혐의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6월3일 오후 3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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