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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3년 차 학계서 '소득주도성장' 타당성 논쟁 가열

등록 2019.05.10 15: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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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서 文정부 2년 평가 토론회·심포지엄 다수 열려

보수 "임금없는성장은 착시…통계 오류" 주장하자

진보 "노동소득분배율 추세적 하락"…반박 나서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10일 오후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 정책의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제26차 심포지엄을 열었다. 왼쪽부터 박상인 서울대학교 교수, 박규호 한신대학교 교수, 주상영 건국대학교 교수, 김진방 인하대학교 교수, 하준경 한양대학교 교수, 윤민호 경북대학교 교수,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2019.05.10. suwu@newsis.com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10일 오후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 정책의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제26차 심포지엄을 열었다. 왼쪽부터 박상인 서울대학교 교수, 박규호 한신대학교 교수, 주상영 건국대학교 교수, 김진방 인하대학교 교수, 하준경 한양대학교 교수, 윤민호 경북대학교 교수,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2019.05.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문재인 정부 3년 차 경제학계는 제이(J)노믹스 핵심 줄기를 이루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적 타당성에 대한 이론적 논쟁으로 뜨겁다.

보수 학계에서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기반이 된 가설에 통계적인 허점이 있었다고 주장하자 진보 학계 역시 통계 해석상의 문제를 짚어 재반박에 나서는 등 논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2년, 경제 정책의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주상영·전수민 건국대학교 교수는 "'임금 없는 성장'은 없었다"고 주장한 박정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최근 논문 내용에 반박했다.

앞서 박 교수는 한국경제학회의 학술지 '한국경제포럼'에 '한국 경제의 노동생산성과 임금'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해 2000년 이후 노동생산성증가율보다 임금상승률이 낮았다는 분석 하에 취해진 기존 정책들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박종규 청와대 재정기획관과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 장하정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제기한 '임금 없는 성장'이 해석상의 오류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문헌들의 주장대로 실질 임금증가율과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간 차이가 발생한 것은 서로 다른 물가지수를 사용한 데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효과를 없애면 경제성장과 임금증가율 간 유의미한 괴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최근 정부 정책이 임금 및 가계소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주요 정책 수단의 하나로 임금 인상에 역점을 두는 건 이런 통계적 근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며 "임금 없는 성장이라는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 취해진 정책이 있다면 정책에 대한 재검토와 정책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썼다.

박 교수의 논문이 파장을 일으키자 주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당초 계획했던 내용 외 '통계 해석 논란에 대한 견해'라는 제목의 발표를 추가했다.

주 교수는 발표를 통해 해석상의 오류를 지적한 박 교수의 논문 역시 부적절한 비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생산성으로는 거시 지표인 취업자 1인당 GDP를, 임금으로는 미시 지표인 5인 이상 상용근로자의 임금을 사용해 데이터가 혼용됐다는 것이다.

그는 "박 기획관과 박 교수 모두가 전체 근로자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상용 근로자의 임금을 총 취업자의 생산성과 비교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물가지수 문제가 아니라 비교가 불가한 것을 비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명목 기준으로 5인 이상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경제 전체의 성장 속도에 따라 올랐지만 임시직이나 일용직, 자영업자의 소득은 뒤처져 있다. 상용근로자의 임금 역시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실질화하면 구매력이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 변수로 임금근로자의 피용자 보수와 비임금근로자의 노동소득을 합한 '노동소득분배율'을 봐야 한다고 했다. 이는 명목임금을 취업자의 명목 노동생산성으로 나눠 계산되는데 이 값이 하락하면 임금이 생산성에 비해 덜 올랐다는 의미가 된다.

주 교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 초·중반까지는 등락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떨어졌다"며 "결국 임금이 생산성에 비해 더디게 올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금 없는 성장을 근거로 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이론적인 힘을 싣는 주장이다.

토론에 참여한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주 교수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박 교수의 분석이 대상 기간과 데이터에 따라 일률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노동자의 실질 구매력이 생산성과 같이 가는지를 분석하려면 박 기획관이 분석한 방식이 맞다"며 "분석 목적에 따라 보는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박 기획관의 분석 방식이 통계 해석 오류라고 말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주관한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분배경제학을 가르쳤던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가 이끌고 있는 진보 개혁적 경제학자들의 모임에서 시작된 곳이다. 반면 박 교수는 지난 9일 서강대 교수 출신 보수 성향 학자들의 모임인 남덕우기념사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해 학계 내 공방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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