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구글 새 프로토콜 반독점 위반 조사 착수
구글의 새 '인터넷 통신 규약', 프라이버시와 보안 향상 목적
정부 기관의 트래픽 감시, 사용자 정보 수집 어려워질 수도
【워싱턴=AP/뉴시스】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애슐리 무디가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대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48개주와 컬럼비아 특별구(워싱턴DC) 및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한 50명의 법무장관들은 구글의 반독점 위반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2019.09.30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구글이 새로운 '인터넷 통신 규약(DNS-over-HTTPS·DoH)'을 사용하려는 계획을 수립한 가운데 미국 의회 반독점 조사관 사이에서 DoH가 구글에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DoH는 트래픽(정보 이동량)을 암호화해 인터넷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해커들이 웹사이트를 가로채거나 훔쳐보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구글은 설명한다. 이 회사는 다음달 자사 웹 브라우저인 크롬 사용자 일부를 대상으로 DoH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DoH는 정부기관의 인터넷 트래픽 감시를 어렵게 만들거나, DoH를 지지하지 않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가 아닌 브라우저 제조업체에게 DNS(도메인) 검색 통제권을 집중시키는 부작용도 있다.
실제 컴캐스트나 AT&T와 같은 케이블과 무선회사들은 DoH가 인터넷 경쟁 환경을 뒤바꿀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용자들이 기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지원하지 않은 구글의 새로운 표준 즉 DoH로 대거 이동할 경우 사용자 정보를 더이상 확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들에게 DoH를 지원하는 구글 서비스로 이동할 것을 강요할 수 있다고도 걱정하고 있다.
아카마이 테크놀로지 보안책임자인 앤디 엘리스는 "현재는 각 업체들이 사용자 트래픽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다"면서 "그것은 이번 변화(구글의 DoH 도입)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권리 보호단체인 전자프론티어재단(EEF)도 "DoH가 인터넷의 분권적 성격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 연합은 지난 19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대부분이 크롬 브라우저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통해 오가기 때문에 구글이 압도적으로 지배적인 DNS 검색 제공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구글에 크롬과 안드로이드 기본 표준으로 DoH를 강요하지 말 것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조사관들은 지난 13일 구글이 DoH를 통해 수집하거나 처리한 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지 답변을 요구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미 하원 법사위 지도부는 구글은 물론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IT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규제 당국도 거대 IT기업들이 개인정보 침해, 정보 오용 등 불법행위를 했는지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하원 에너지상공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에게 사정을 청취했다"면서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사용자의 DNS 제공자를 구글로 중앙 집중화하거나 바꿀 계획이 없다"면서 "(구글이) 중앙 집중화된 또는 암호화된 DNS 제공자가 되려고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