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광주·전남 곳곳 생채기(종합2보)
보성 305㎜…여수 간여암 초속 33.4m
전남 벼 0.7% 침·관수, 벼 0.8% 쓰러져
주택 83가구 물에 잠겨 31명 임시대피
김 양식장도 피해…전라병영성 파손도
올 들어 광주·전남 태풍 7개 영향 최다
【목포=뉴시스】변재훈 기자 = 태풍 '미탁'이 접근 중인 2일 전남 목포시 석현동 임성천 주변이 빗물에 잠겨 있다. 2019.10.02. (사진=목포소방 제공)[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광주·전남을 지나며 곳곳에 크고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최대 305㎜의 많은 비와 강풍으로 주택·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김 양식장도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하천 제방 등 각종 시설물 붕괴와 토사 유실도 잇따랐다.
미탁을 포함해 올해 태풍 7개가 광주·전남에 덮치면서, 태풍 관측·분석이 시작된 1951년 이래 가장 많은 태풍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성 305㎜…여수 간여암 초속 33.4m
3일 광주기상청·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태풍 영향에 든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보성이 305㎜로 가장 많았다.
고흥 278.7㎜, 구례 지리산 피아골 266㎜, 광양 백운산 254.5㎜, 신안 압해도 250㎜, 진도 의신 242.5㎜, 화순 이양 242㎜, 무안 239㎜, 고흥 포두·장흥 유치 232㎜, 해남 231.5㎜, 여수 190㎜, 광주 141.3㎜ 등을 기록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여수 간여암 초속 33.4m, 여수 거문도 29.8m, 신안 가거도 27.3m, 완도 신지도 24.9m, 고흥 나로도 24.1m 등으로 나타났다.
광주와 전남 22개 시·군에 내려진 태풍경보는 이날 오전 4시를 기점으로 해제됐다.
여수 거문도·초도에 내려진 강풍주의보와 남해서부동쪽 먼바다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도 이날 오후 6시 해제됐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전남지역 전해상에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내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내륙에 짙은 안개가 끼겠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성=뉴시스】변재훈 기자 =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한반도를 빠져나간 3일 전남 보성군 겸백면의 한 논에서 벼가 비바람에 쓰러져 물에 잠겨 있다.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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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농경지 곳곳 침수…양식장 시설·문화재 파손
이날 오후 6시 기준 미탁 영향으로 전남에서는 주택 83가구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완도 노화 58가구, 여수 초도 22가구, 목포 삼향 2가구, 고흥 도화 1가구다.
침수로 여수·목포·완도 27가구 31명이 친인척 집 등지에 잠시 머물다 귀가했다.
농작물 피해도 이어졌다. 전남 벼 전체 재배 면적 15만4091㏊ 가운데 1139㏊(0.7%)가 침·관수 피해를 봤다.
완도 201㏊, 보성 190㏊, 진도 175㏊, 무안 160㏊, 고흥 100㏊, 여수 70㏊, 강진 79㏊, 장흥 75㏊ 등이다.
강풍으로 보성 268㏊, 장흥 219㏊, 강진 193㏊, 해남 110㏊, 고흥 105㏊, 함평 89㏊, 담양 54㏊ 등 벼 1185㏊(0.8%)가 쓰러졌다.
진도에선 김 양식장 채묘시설 1만1097책이 파손됐다. 해남군 화산면에서도 김 양식장 시설물이 망가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폭우로 토사가 도로로 쏟아진 피해도 잇따랐다.
완도 6곳(신지 4곳, 군외·약산 각 1곳), 진도·고흥 각 4곳, 보성 2곳, 강진·장흥·화순·무안·곡성 각 1곳 등 총 21곳 도로에 흙이 쏟아졌다 긴급 복구됐다.
곡성 삼기천 제방 50m와 장흥 용산면 두암천 제방 20m가 유실돼 행정당국이 복구했다. 해남 계곡 둑 경사면 일부가 유실되기도 했다.
사적 제397호인 전남 강진군 전라병영성 성곽 위쪽 24m가량도 무너졌다.
결항·지연이 속출했던 항공기 운항도 정상화됐다. 목포·완도·여수 53개 항로 88척의 여객선 운항이 재개됐다.
【강진=뉴시스】신대희 기자 = 제18호 태풍 '미탁(MITAG)' 영향으로 사적 제397호인 전남 강진군 전라병영성 성곽 일부가 무너졌다. 3일 강진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께 강한 비바람에 강진군 병영면 성동리 전라병영성 성곽 위쪽 24m가량이 붕괴 됐다. 2019.10.03. [email protected]
◇올 들어 광주·전남 영향 태풍 7개…역대 최다 '타이'
'미탁'을 포함해 올해 들어 7개의 태풍이 광주·전남에 영향을 미쳤다.
정확한 태풍 관측·분석이 시작된 1951년 이후 가장 많다. 1959년에도 태풍 7개가 광주·전남 등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2001년 이후 기준 영향을 미친 태풍 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4년·2012년·지난해로, 각각 5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태풍이 보다 잦았다.
최근 30년동안 1~9월 사이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수는 18.3개이며,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수는 2.9개였다.
기상청은 올해 북·서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29도 이상으로 높아 태풍이 강하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동 경로를 결정하는 변수인 북태평양고기압도 올해 이례적으로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태풍이 한반도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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