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정토 안양서 보여주는 '공생도시'...'APAP 6' 7개국 100점
제 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17일 개막..안양예술공원+평촌중앙공원
세계 최초 '공기정화탑'으로 유명 7m 스모그 프리 타워도 설치
쉼터같은 공간 문주 '지상낙원'등 시민 참여 프로젝트 풍성
【서울=뉴시스】조르주 루스 George Rousse_안양 2019_각목_가변설치.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과연 공공미술은 무엇인가?
건축물 앞에 우뚝 선 조각품이 대개 공공미술로 인식되어왔다. 1995년 시행되어온 '건축물미술작품제도’때문이다. 1만 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 및 증축할 경우 건축비용의 1% 이하를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도록 법으로 의무화 된 제도다. 문턱 높은 미술관이나 화랑에 가지 않고도 일반 대중들이 일상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고, 예술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취지로 도입됐다. 세월이 가면서 ‘1% 법'은 조각가들의 전유물이 됐고, 각 지자체가 경쟁처럼 펼치는 조형물 공세로 공공미술의 흉물화도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미술은 공유 경제 시대에 만인이 누리는 예술로 각광받고 있다. 빌딩숲에 세워진 거대한 조형물들은 현대인들과 호흡을 함께한다. 도시 풍경의 '고급진 인테리어로'로 유명 작품은 관광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공공미술'은 도시 재생의 원동력으로도 작용한다. 일본의 나오시마섬과, 스페인 빌바오(Bilbao)의 변신이 증명한다. 어촌마을로 쇠락해가는 나오시마는 쿠사마 야오이 '거대한 호박' 덕분에, 빌바오는 무너져가는 조선소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립하면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됐다. 특히 빌바온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이 아닌 자체적인 예산과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빌바오의 문화 자산'으로 ‘예술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 변화도 선사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네덜란드 작가 단 로세하르데(Daan Roosegaarde)의 '스모그 프리 타워'가 안양 평촌중앙공원에 설치되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펼치는 제 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예술감독 김윤섭)에서 선보인다. 도시의 미세먼지와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설치작품이자, 양이온 기술을 탑재한 특허 발명품이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세계 단 2점밖에 없다. 한 점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내 대도시를 장기간 순회전시중이고, 이번 안양 APAP에 세워졌다. 사진은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제공. [email protected]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문화 이식'은 필수다. 이러한 문화시대속에서 국내에서도 '공공미술'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14년째 공공미술 행사를 펼치고 있는 안양시가 주목되고 있다.
한 지역의 상징조형물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로서 2005년부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선보여오고 있다. 2년, 3년에 걸쳐 열리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는 국제적인 공공미술 행사임에도 국내 미술계에서도 '안양시의 문화행사'로 작게 인식되어 왔다.
'안양시의 문화잔치'쯤으로 여기던 행사가 부각되기 시작한건 미술계에서 예술감독 출신들의 행보가 두드러지면서다. 2007년 김성원 감독은 국립아시아문화원 전시예술감독으로, 2013~14년 백지숙 감독은 서울시립미술관장이 됐다.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고 위상을 강화한 예술감독들로 인해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가 이전보다 눈길을 끌고 있는 시점이다.
2016년 재미 큐레이터 주은지 감독에 이어 올해는 전시 기획자이자 미술평론가인 김윤섭 예술감독(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숙명여대 교수)이 맡아 제 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펼친다.
올해 주제는 '공생도시'. 김윤섭 예술감독은 “무엇보다도 이번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한 가지는 ‘도시재생’이라는 관점의 투영과 시민들이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6)' 기자간담회에서 김윤섭 총감독이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 감독은 ‘공생도시’를 주제로 내세운 이유로 "안양뿐 아닌 현대사회의 여러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경계와 그늘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옛것과 새것, 구도심과 신도심, 원주민과 이주민 등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대립하는 상충적인 문제점들을 문화적 상생에너지로 지속 가능한 해결방안을 구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안양(安養)의 명칭이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운 극락정토의 세계’라는 불교용어에서 비롯했다는 점과 결부시키면 그 의미가 남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보다 본격적인 이유는 한때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았던 안양시가 예술을 통해 도시를 재생시키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원천적인 갈등 해소를 위해 APAP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런측면에서 김윤섭 감독은 "올해 주제인 공생도시는 ‘더불어 더 나은 삶을 지향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 행사는 지속적인 공공예술의 가능성과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시재생운동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산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은 "안양시가 정부 지원없이 14년째 국제적인 행사를 키워오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공공미술 문화콘텐츠로 차별화된 안양시는 21세기 공공예술의 비전을 제시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보기드문 문화도시"라고 소개했다.
"올해에도 같은 해에 시작한 영국 해안도시 포트스톤의 크리에이티브 포크스톤 디렉터등 여러 나라에서 공공미술 성공사례로 방문하며 공공미술 메카로 안양시를 체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6)' 기자간담회에서 안양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인 최대호 안양시장이 인사말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11일 오전 서울에서 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대호 안양시장(안양문화예술재단 이사장)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는 도시재생 운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안양시는 이 행사에 28억을 투입하며 안양시 대표문화행사로 적극 나서고있다.
최 시장은 "APAP는 한국공공미술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끌어왔으며, 동시에 한국문화예술계의 역량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창구이기도 하다"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는 안양뿐 아니라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인간과 자연, 디지털과 아날로그, 버려진 것과 새롭게 태어난 것, 예술과 일상이 공존하는 이야기가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에 녹아 있기 때문"이라는 자부심을 보였다.
참여작가들도 안양시의 이 문화프로젝트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미세먼지와 도시 오염을 정화하는 설치 작품, '스모크 프리 타워'로 현재 세계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네덜란드 아티스트 단 로세하르데(Daan Roosegaarde)는 "좋은 도시는 도시 DNA안에 예술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며 "혁신적인 예술품을 가지고 온건 안양시가 살아있는 (공공미술)실험실로서 흥미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미술은 도시에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도시 전체에 활기와 함께 그 도시를 다시 한번 더 살펴볼 수 있게 하며, 사람들이 모일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놀라운 에너지를 선사한다"고 강조했다.
공기를 정화시키는 아티스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단 로세하르데는 이번 행사에 세계에 2점밖에 없는 7m 높이 '스모그 타워 프리'를 평촌중앙공원에 선보인다. 세계 최초의 '공기정화탑'이라는 별명이 붙은 거대한 설치 작품이다.
【서울=뉴시스】문주_지상의 낙원_스테인리스 스틸에 우레탄 도장, 화강석, LED 조명_1,500×500×300cm_2019
올해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는 안양예술공원과 평촌중앙공원에 설치작품뿐만 아니라 상가와 상점과 연계된 전시도 선보인다. 안양예술공원의 상가 중 19곳에서 ‘안양작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국제심포지엄 '공공예술, 또 다른 비전'도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19년 공공미술 정책포럼'과 연계하여 개최되는 것으로, 국내외 전문가 5인을 초청하여 공공미술의 현황을 공유하고 논의를 통해 한국형 공공미술의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APAP6 오픈을 기념해 1차 포럼은 안양예술공원 내 블루몬테에서 10월 26일, 2차 포럼은 12월 6일 개최될 예정이다.
(재)안양문화예술재단(이사장 최대호) 주관으로 열리는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6th Anyang Public Art Project, 이하 APAP)는 오는 17일부터 안양예술공원(옛 안양유원지)와 평촌중앙공원에서 펼친다.
‘예술+테크놀로지+도시+환경’ 등의 공생 관계를 되짚어보고, 이를 통해 ‘예술을 매개로 한 보다 나은 내일의 비전’을 살펴볼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7개국 47인(팀)의 작가가 12개의 세부 프로젝트를 통해 100여점의 작품과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부 작품은 행사가 종료된 이후에도 안양예술공원 내에 존치되어 안양시민들과 함께한다.
"모두를 위한 예술,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할까?" 공공미술의 역할과 의구심이 든다면 꼭 찾아볼 만한 행사다. 12월15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윤석남_1025-사람과사람없이_혼합매체_가변설치,2008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6) '공생도시' 참여 작가
▲APAP6 안양작가 프로젝트:강보라, 김명재, 김윤정, 김은경, 김종구, 레겔메싷, 박효선, 요원, 윤재일, 윤희선, 이경현, 이영희, 이종국, 전지, 조민아, 조해나, 최성균, 최은진, 최종희, 하미경, 한선경
▲APAP6 참여 프로젝트:안양예술공연 내 상가 19곳 <시민과 함께 | Accompany with public> 문화예술단체 골목길, 이모저모도모소, 장명옥, 장유진, 홍원석
▲안양 2019 프로젝트:조르주 루스 (Georges Rousse)
▲핑퐁 고 라운드 프로젝트:리웬 (Lee Wen)▲1025: 사람과 사람없이:윤석남
▲스트리트아트 프로젝트:<펜스&트리 아트>김양수, 김상윤, 박지혜, 안호은 ▲APAP 리뷰기획전<지금 여기, APAP>:김혜련, 서울과학사, 제로랩, 프로젝트 레벨나인(한국)
▲스모그 프리 타워 프로젝트:단 로세하르데 (Daan Roosegaarde)(중앙공원 광장)
▲APAP 주제전 <내일 보다 나은>:카트야 노비츠코바(Katja Novitskova), 오리올 빌라노바(Oriol Vilanova), 구안 시아오(Guan Xiao), 실리아 에런스(Cilia Erens), 임영주, 최원준, 잭슨홍(안양 파빌리온 내부 및 주변)
【서울=뉴시스】천대광_너의 거실, 복합매체,설치, 2,500x640cm 201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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