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최연소 '노벨경제학상' 뒤플로…빈곤연구에 헌신한 결과
'美예비노벨상' 이미 거둬…MIT 최연소 종신교수 타이틀도
여성으로선 역사상 두번째…"프랑스 지성의 새 얼굴" 평가
【스톡홀름=AP/뉴시스】 스웨덴 한림원이 14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빈곤연구에 헌신한 아비지트 바네르지, 에스테르 뒤플로, 마이클 크레이머를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은 노벨 경제학상 역사상 두번째 여성 수상자가 된 뒤플로 미국 MIT교수가 지난 2015년 10월 23일 스페인 북부 오비에도에서 국왕 펠리페 6세로부터 상을 수상한 후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2019.10.14 23019.10.14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선정된 81명의 수상자 중 4분의 3이 55세 이상의 미국 국적 백인 남성이었다. 이에 올해도 W. 브라이언 아서(74) 미국 산타페연구소 객원교수, 쇠렌 요한센(80)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예상을 깨고 여성이 수상자로서 영예를 안게 됐다. 에스테르 뒤플로(47)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그 주인공. 2009년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에 이어 여성으로서는 역사상 두 번째다. 뒤플로 교수는 역대 최연소 수상자라는 영예도 동시에 안았다.
이날 노벨위원회는 뒤플로 교수와 함께 아비지트 바네르지(58) MIT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55) 하버드대 교수를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은 인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빈곤으로 꼽으며 세계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얻기 위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일한 여성 수상자인 뒤플로 교수는 프랑스계 미국인 경제학자로, 29세에 MIT에서 최연소 종신 교수가 됐다. 맥아더재단으로부터 미국의 '예비 노벨상'으로 불리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빈곤 퇴치를 위한 복지 정책이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를 연구하기 위해 그가 설계한 실험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빈곤국의 시민들은 음식을 원할 지, 현금을 원할 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던 것이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스웨덴 한림원은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글로벌 빈곤 완화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법"을 높이 평가해 프랑스 출신의 미국 여성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운데), 인도 출신의 아비지트 바네르지 MIT 교수(왼쪽), 그리고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2019.10.14
배너지와는 MIT에 빈곤퇴치연구소를 함께 설립하기도 했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역사와 경제학을 공부한 후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당대 최고 학자들이 강의하는 곳으로 여겨지는 프랑스 파리 '콜레주드프랑스'에서 그가 강의했을 때 현지 언론들은 그를 "프랑스 지성의 새로운 얼굴"로 평가하기도 했다.
개발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복지 정책 이외에도 개발도상국의 교육, 주거, 건강 문제 등 이슈에 뛰어들면서 이코노미스트 선정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경제학자 8인', 포춘 선정 '주목해야 할 40세 이하 경제·경영 리더 40인' 등에도 이름을 올렸다.
노벨위원회는 뒤플로 교수와 함께 공동수상자에 이름을 올린 바네르지, 크레이머 교수가 빈곤 문제를 거시적 차원이 아닌 교육, 영유아의 건강 등 미시적 차원에서 해결하려는데 힘썼다고 전했다. 세밀하게 설계된 이들의 사회적 실험들이 빈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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