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다문화·탈북민·고교생…돌발 질문 쏟아진 '국민 대화'
오후 8시부터 9시 57분까지 약 120분 동안 이어져
'민식이 엄마'가 첫 발언자…사연에 文 눈시울 붉혀
워킹맘 '내 집 마련' 토로에 일용직 노동자 고충도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과 온라인 참여자 질문지를 받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평양에 치킨 1호점을 냈다가 남북 관계 경색으로 망하게 된 치킨집 사장님부터 워킹맘, 외국인, 군 입대를 걱정하는 고등학생, 탈북 이주민에 이르기까지 스튜디오를 가득 메운 패널들의 구성은 다양했다.
'국민과의 대화'는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 57분까지 약 120분 동안 이어졌고, 총 20개의 질문(오프라인 17개, 온라인 3개)이 나왔다.
사전 시나리오 없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실제 격의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됐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故 김민식군의 부모가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어린이 안전문제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패널은 스쿨존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민식이 엄마' 박초희씨였다. 문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
고(故) 김민식 군의 어머니 박씨는 시종 울먹이며 "아이들의 이름으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단하나의 법도 통과되지 못한채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이 공약하셨다.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 2019년에는 꼭 이뤄지기를 약속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다문화 가정을 비롯한 소수 계층을 위한 정책을 펼쳐 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다문화 학교 교사, 다문화 가정 부부 등은 문 대통령에게 다문화 가정을 위한 실질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인 부인을 둔 외국인 남편도 질문자로 나섰다. 한국어로 문 대통령에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자, 문 대통령 역시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감탄하면서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군 복무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패널 중에는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원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강원에서 올라온 한 고등학생은 "적어도 제가 군대가기 전까지 모병제가 도입될 수 있느냐"라며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이에 사회자 배철수 씨가 "대통령께서 답하시기 곤란하실 것 같은데 임기 내에는 안 될 것 같다"고 하자 문 대통령도 바로 "아무래도 본인은 혜택을 못볼 것 같다"고 맞받아쳐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대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자 문 대통령도 더운 듯 재킷을 벗었다. 또 국민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며 일일이 메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은 질문할 기회를 받기 위해 손을 번쩍 들며 내내 열띤 경쟁을 벌였다.
남북 관계 경색 속 피해를 입은 참석자도 있었다. 한 기업인은 "개성공단 기업에 대해한 손실 전액을 정부에서 보상해줘야 한다고 후보 시절에 말하셨다"며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청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국민패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9.11.19. [email protected]
그는 "10년째 망해서 아무것도 없는데, 피해보상이나 실태조사와 전수조사 한 번도 없었다"며 "억울한 사정 들어주시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굉장히 많다"고 호소했다.
탈북민 정착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탈북민은 "탈북민들은 고향에 갈 수 없고, 나 홀로 남한에서 살면서 많이 어렵다"며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MBC로부터 전달 받은 1만6000개의 국민 의견과 질문 전체에 대해선 적절한 형식을 통해 추후에 답변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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