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불' 호주, 불 지른 소방관 등 180여명 법적 처벌
담배꽁초 버리거나, 캠핑 중 불 피운 사람도 포함
경찰 "지역사회에 문제를 야기한 이들…엄벌해야"
[크리크(호주)=AP/뉴시스] 5일(현지시간) 호주 폴스 크리크 지역의 한 야산에서 소방대원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경찰은 5일 산에 고의적으로 불을 지른 19세 의용 소방대원을 포함해 183명에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2020.1.7.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이 두 달째 진행 중인 가운데 NSW 경찰은 6일(현지시간) 산불을 야기한 180여명에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는 산에 고의적으로 불을 지른 19세 의용 소방대원도 포함됐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경찰이 지난 두 달 동안 화재 방지 조항을 어긴 53명, 불 붙은 담배꽁초나 성냥을 버린 47명 등 총 183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죄에 경중을 따져 간단한 주의부터 방화 혐의 기소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나무와 수풀 더미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뒤 체포된 19살 의용 소방대원 블레이크 윌리엄 배너도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남부 베가밸리 지역에서 7건의 불을 지른 뒤 도망간 혐의를 받고 있다. NSW 소방당국은 "최악의 배신"이라며 엄벌을 촉구했다.
데이비드 엘리엇 NSW 주 재난대응장관은 "화성에서 온 게 아닌 이상 지금 이 나라가 대형 화재의 긴장 상태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불필요한 불씨를 남긴 사람은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때문에 정부는 차창 밖으로 담배 꽁초를 버리는 등 화재 방지 조치를 따르지 않은 이들에 대한 처벌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NSW 경찰청 부청장인 게리 워보이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83명 모두가 방화범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법적 조치는 재난 상황에서 경찰이 개인과 지역사회에 문제를 야기한 이들을 상대로 조치를 취해야 사실을 인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워보이스 부청장은 "이들 중 다수는 캠핑 중 불꽃놀이를 하거나 요리를 위해 불을 붙인 경범죄자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람을 죽이거나 집을 파괴하기 위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특혜를 주겠다"면서도 작은 불이 만들어내는 파급력을 화재 기간동안 확인한 만큼 다수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워보이스 부청장은 또 "우리의 엄격한 조치에 대한 사과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메오(호주)=AP/뉴시스] 4일(현지시간) 호주 빅토리아 주 오메오에서 한 여성과 그의 아이 세 명이 구조헬기에 탑승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화재로 주변은 붉게 물든 모습이다. 20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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