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S]'인공인간' 아직은 이른가?…막상 시연해보니 기대치 이하

스타랩 AI 프로젝트 '네온'에 기대감 컸지만

방문객과 인공 인간 간 소통 기회는 없었어

네온 측 "비서 아닌 친구 될 것" 거듭 강조

[라스베이거스=뉴시스] 'CES 2020'에 마련된 네온 부스 전경.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시스] 고은결 기자 = 당초 높은 기대를 모은 스타랩의 인공 인간(Artificial Human) '네온'의 정체가 막상 공개되자 기대한 만큼 놀랍지는 않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당초 예상됐던 대로 네온이 방문객들과 다양한 언어를 쓰며 자유롭게 소통하는 장면까지는 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는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산하 연구소 '스타랩(STAR Lab)'이 개발한 네온을 공개하는 부스가 꾸려졌다.

네온은 스타랩이 개발해온 인공지능(AI) 프로젝트다. 앞서 스타랩 측은 네온에 대해 감정과 지능을 보여줄 수 있으며,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모았다. 네온은 현실에 가상 인물 캐릭터를 만들고 조종할 수 있는 '코어 R3(CORE 3)'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CES 개막 전부터 미국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공 인간 캐릭터 8명의 모습이 담긴 '네온 유출 영상'이 확산되며 관심이 더욱 쏠렸다. 스타랩이 홍보한 대로 단순한 AI 비서가 아니라 사람 모습을 갖춘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거나 교감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이날 CES가 개막하자 네온 부스에는 인공 인간을 구경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부스는 실물 크기의 인공 인간들을 보여주는 수십 대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설치돼 있었다. 각 화면에는 다양한 인종, 성별, 복장의 인공 인간의 모습이 띄워져 있었다.

방문객들은 실제 사람과 흡사한 네온을 보면서 감탄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소통이나 대화가 불가능한 것을 알고 아쉬워하는 반응도 나왔다. 화면을 톡톡 두드렸다가 인공 인간과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부스를 금방 떠난 방문객마저 있었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 'CES 2020'에 마련된 네온 부스에서 인공 인간과 대화하는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영상 클립 같네" 혹평도…네온 측 "AI 비서 아니라 친구될 것"

이날 부스에서는 일부 디스플레이 속 네온과 대화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특정한 표정을 지어보라는 지시에 따라 네온이 화나거나 기쁜 표정을 짓고, "CES에 처음 왔느냐" 등의 간단한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네온은 지시자의 명령어대로 정확한 표정을 짓고 대답했다. 다만 네온이 지시자가 있는 쪽을 쳐다보는 게 아니라 흔들림 없이 정면만 바라보고 있다던가, 입 모양이 맞지 않는 모습에서는 실망감이 느껴졌다.

미국 매체 씨넷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CCS 인사이트(CCS Insight)의 애널리스트 벤 우드(Ben Wood)는 인공 인간이란 가상 존재들이 실제 사람을 촬영한 짧은 영상 클립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그는 "기대감은 무척 높았지만, 부스를 방문했을 때 흥분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부스에서 만난 네온 관계자는 "오늘 보는 것은 미리 보는 기술"이라며 "올해 안에는 네온과 관련해 차 판매, 어린이용 제품 회사, 방송 등에서 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에는 실제 사람 크기, 모습과 유사한 인공 인간이 사람 대신해서 날씨를 소개하는 기상 캐스터나 지나가는 이들을 대상으로 물건을 홍보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한편 앞선 관계자는 "네온은 '헤이, 비서!' 방식이 아니라 진짜 친구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온이 기존 AI 플랫폼처럼 지시나 명령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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