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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ES]'뚝딱' 베끼는 중국 가전…삼성·LG CEO도 촉각

등록 2020.01.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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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드레서·세로 TV 등 모조품 나와

혁신 없지만 '차이나 스피드'에 눈길

권봉석 LG 사장, 中제품 면밀히 관찰

김현석 삼성 사장 "8K 기술격차 2년"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장 내 마주보고 있는 중국 하이어와 삼성전자 부스.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장 내 마주보고 있는 중국 하이어와 삼성전자 부스.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도 세계 최대 가전쇼에서 중국이 선보인 발빠른 '복제 신공'에 촉각을 세웠다. 과거의 조악한 모조품을 넘어 이제는 기술력까지 확보하는 중국 업체의 진화에 경계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도 중국 기업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열리는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서 백색가전, TV, 생활가전 등을 가리지 않고 어딘가 익숙한 카피캣(모조품) 제품들을 두루 선보였다.

주된 복제의 대상은 글로벌 가전, IT 트렌드를 이끄는 국내 기업들이다. 중국 기업이 선보인 제품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기술력 수준도 빠르게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도어 스크린에서 사용자의 건강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냉장고, 실제 옷을 디스플레이에 가져다 대면 가상 피팅이 가능한 스마트 3D 미러 등 제품의 기술력은 관람객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0.01.07.(사진=공동취재단)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0.01.07.(사진=공동취재단)


국내 기업인들도 중국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의 면면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중국 가전업체들의 대표 타깃인 LG전자의 권봉석 사장은 직접 부스를 둘러보며 동향을 확인했다.

권 사장은 CES가 개막한 7일에 중국 하이어, 하이센스 등 부스를 둘러봤다. 두 곳 모두 LG전자의 대표 제품과 닮은꼴 상품을 내놓은 곳이다. 하이어는 LG전자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와 유사한 '의류 관리 수납장(Clothing Care Cabinet)'을 선보였다.

한눈에도 LG전자 '트롬 트윈워시'가 떠오르는 세탁기도 전시했다. 권 사장은 특히 하이어의 스마트 냉장고를 수 분 간 유심히 살펴봤다고 한다.

하이센스는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처럼 화면을 세로에서 가로로 돌릴 수 있는 '오토 로테이트 TV(Auto Rotate TV)'를 전시했다.

하이센스는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LG전자 롤러블 올레드 TV의 아이디어를 훔친 '셀프 라이징 레이저 TV'도 공개했다. 일반 부스에는 전시하지 않았다. 이 제품은 스크린에 레이저빔을 쏴 영상을 보는 방식으로 TV보다는 빔 프로젝트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중국 하이센스의 TV 제품.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시스]중국 하이센스의 TV 제품.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중국 업체들은 국내 기업의 뒤를 이어 8K TV 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하이어는 '울트라 HD 8K TV'를 선보였다. 부스 관계자에 따르면 두께는 약 8~10mm 수준이다. 이 제품은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 제품이라고 설명을 적어놨지만 정면에서 봐도 메탈 색상의 테두리가 눈에 띄었다.

하이센스는 퀀텀닷 컬러를 사용한 8K ULED TV를 전시했다. TCL은 65, 75, 85형의 8K QLED TV와 마이크로 LED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미니 LED TV를 선보였다. 이들 제품 모두 시장에 나오지 않은 시제품이며, 육안으로 봐도 해상도가 국내 기업 제품 수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장 내 중국 하이센스 부스 전경.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장 내 중국 하이센스 부스 전경.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그렇다 해도 8K 시장이 개화기에 접어든 만큼, 빠르게 추격하는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벌려놓는 것은 국내 업체의 숙제로 남게 됐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의 8K 기술력 격차가 2년 정도라고 진단했다.

한편 올해 전체 중국 참가 업체는 미중 무역분쟁 전보다 한층 줄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CES에 참가한 중국 기업은 1368곳이다.

지난해(1211개사)보다 소폭 늘었지만 재작년(1551개사)과 비교하면 약 200곳이 줄어든 셈이다. CES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이 전년 대비 줄어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국 유명 기업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아예 불참했고,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부스 규모를 크게 줄였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장 내 마련된 중국 하이어 부스 전경.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시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장 내 마련된 중국 하이어 부스 전경. 2020.01.07.(사진=고은결 기자)


업계에선 무역 갈등의 여파로 중국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꾀하는 동시에 미국 기업이 주류인 CES에 전력투구를 할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1930곳)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업체가 참가한 나라다. 한국 참가 기업이 지난해(298곳)보다 90여곳 늘어났다고 해도 한국보다 약 1000곳 많은 참가 업체가 참여한 셈이다. 중국의 미래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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