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콜센터 '무증상 감염' 5명 속출…잠복기 전염 가능성 배제 못해
구로 14번째 확진자·양천구 6·11·12·14번째 확진자 무증상→확진판정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구로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가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구로 콜센터 근무자들의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 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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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은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서울시, 구로구 등에 따르면 무증상이란 최초 인지부터 진단시점까지 뚜렷한 증상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는 것을 뜻한다.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구로구 14번째 확진자 A씨는 지난 10일 확진판정을 받기 전까지 아무 증상이 없었으나 8일 구로구보건소에서 검진할 것을 통보받은 후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와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쯤 버스를 타고 구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다시 버스로 귀가했다. 이후 외출하지 않았다. 확진판정을 받은 날에도 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양성 확진을 받았다. A씨는 이날 최초로 마른기침이나 양 팔이 뻐근한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 A씨는 11일 간헐적 기침을 하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양천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구로콜센터에 근무하는 신정7동에 거주하는 양천구 6번째 확진자 B씨도 무증상자였으나, 지난 9일 오전 11시 검체 채취 후 같은 날 저녁 양성판정을 받았다. B씨는 지난 8일 하루종일 자택에 머물렀고, 9일 오전 11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방문해 검사를 받은 후 집으로 돌아왔다. 이날 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확진판정을 받았다.
양천구 11번째 확진자(68·남)도 무증상자였으나 지난 10일 오후 양성판정을 받았다. 11번째 확진자는 6일부터 8일까지 집에 있었다. 9일 오후 9시25분께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다음날인 10일 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후 8시30분께 양성판정 통보를 받았다. 이후 11일 오전 국가지정병원인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다. 11번째 확진자의 부인인 12번째 확진자(67·여)도 무증상자였으나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부부는 구로콜센터 직원인 양천구 7번째 확진자의 부모이다.
구로콜센터 직원인 양천구 14번째 확진자도 무증상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14번째 확진자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제주도에 머물다 서울로 돌아간 뒤 10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이날까지도 증상이 없었다.
이미 지난달 16일까지 확진판정을 받은 28명의 확진자 중 3명(10.7%)도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83번째 확진자도 해열제 성분이 포함된 약물복용으로 인해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던 사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달 22일 정례브리핑에서 "83번째 환자는 아스피린 같은 약을 계속 드시고 계셨다"며 "두통약으로 잘 알려진 아스피린은 해열·진통 완화 기능도 한다. 발열이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이어서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다면 초기에 이 질병을 의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무증상 상태에서는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의심증상이 없더라도 방역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자의 감염사례를 보면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그래서 잠복기 상황에서도 주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 손 씻기 등을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없더라도 해야 하는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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