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형 교회, 이번 주일에도 예배당 예배 고수
"교회안 2m 좌석 간 간격 두고 앉아 진행
마스크 미착용 성도는 출입 통제" 노력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강 교회에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뉴시스는 19일 서울과 경기권의 대표 대형 교회 15 군데의 예배 현황을 조사했다. 해당 교회들은 신도 수가 최소 5000명 이상인 교회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소망교회, 광림교회, 영락교회, 연세중앙교회, 충현교회, 사랑의교회, 금란교회, 임마누엘교회(송파구), 명성교회, 온누리교회(서빙고), 오륜교회, 안양은혜와진리교회, 안양새중앙교회, 용인새에덴교회 등이다.
조사 결과 15곳 중 12곳이 주일예배를 모여서 하는 예배당 예배 대신 온라인·가정 예배로 전환했다.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지낼 예정이거나 아직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을 결정하지 못한 교회는 연세중앙교회, 임마누엘교회, 광림교회 등 총 3곳이다.
코로나 사태에도 예배당 예배를 고수해 온 연세중앙교회는 뉴시스에 "아직까지 변동사항은 없다"면서도 "상황이 국가적으로 (심각하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이날 "연세중앙교회는 교회를 설립한 이래 한 번도 주일 예배를 중단한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나라에 감염이 확산되는 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성도들에게 최대한 온라인 예배로 가정에서 드리도록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예배드리러 교회에 오시는 성도들을 통해서 어떠한 감염 전파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회 안팎으로 2m 좌석 간 간격을 두고 앉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성도들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발열 확인과 전신소독, 손 소독,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본교 성도들만을 입장시키고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교회 인근에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예배당 예배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서울 구로구 궁동에 소재한 연세중앙교회는 등록 신도가 약 4만명으로, 예배 때마다 만 4000여명의 신도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마누엘교회 관계자는 이번주에도 예배당 예배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고, 용인새에덴교회 관계자는 "소수 인원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2m 거리를 유지하면서 (예배를 지낼 예정이다) 예배당이 워낙 넓다보니 듬성듬성 앉을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자 수가 10만명에 이르는 신사동 광림교회는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수가 급감하던 지난 주일(15일)에 2주간 중단한 예배당 예배를 재개했다. 하지만 이번주 은혜의강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며 예배당 예배 진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까지 개신교계에 예배당 예배 중단을 강제하기보다 협조와 지원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처럼 법적으로 예방 조치도 가능하지만 아직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 쪽이 실익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문체부 관계자들은 연일 개신교계를 찾아 종교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자체는 모여서 하는 예배당 예배와 관련해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17일 지난 주말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집회예배를 실시한 교회 137곳을 대상으로 이달 말인 29일까지 '주일예배 밀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번 명령에 따라 이들 교회는 ▲입장 전 발열·기침·인후염 등 증상유무 확인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예배 시 신도 간 2m 거리 유지 ▲예배 전·후 교회 소독 실시 등 기존 5개 감염 예방 수칙은 물론 ▲집회예배 시 식사제공 금지 ▲집회예배 참석자 명단 작성 등 7가지 조건을 지켜야 한다.
해당 교회가 이를 지키지 않고 예배를 강행하면 집회가 전면 금지되며 같은 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개신교계는 교회에 예배당 예배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정부와 지자체에는 명령보다 대화를 통해 교회가 자발적으로 예배당 예배 중단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일 공동담화문을 통해 "그동안 우리 교회는 주중 집회를 중단하고, 주일예배의 중단 대신 예배 형식의 변경을 통해 다중의 접촉을 피하는 방법으로 대처해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침을 따르지 않은 몇 교회에서의 집단감염은 국민의 우려를 증폭시켰고, 우리의 신앙이 지닌 공적 증언을 약화시켰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법적 대응을 불러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방역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심각’ 상황에서 법적 권한을 사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시종일관 명령 대신 대화와 협력을 우선시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여전히 33%의 교회가 오프라인으로 예배하고 있다"면서 "확진자가 교회 예배를 갔다가 직장에서 감염시키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어 당분간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또한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예배당 예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미자립교회와 관련해서 개신교 단체와 대형교회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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