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치권, 'n번방' 신상공개·엄벌촉구…"무관심 때문" 자성도(종합)

등록 2020.03.23 16:39:1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민주 女의원들 "n번방 사건 재발금지 3법 발의"

與, 관계부처와 긴급간담회…"강력한 처벌 필요"

통합, '포토라인 폐지' 거론하며 정부여당 공세도

"국회 청원에도 논의 안해…일부 무책임 발언도"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 두번째부터) 원내대표, 진선미 의원, 박주민 최고위원과 서지연 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긴급 간담회에서 간담회 참석자들과 함께 디지털 성폭력 OUT! 문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3.23.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 두번째부터) 원내대표, 진선미 의원, 박주민 최고위원과 서지연 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텔레그램 N번방 성폭력 처벌 강화 긴급 간담회에서 간담회 참석자들과 함께 디지털 성폭력 OUT! 문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치권은 23일 청소년 성 착취물이 불법으로 제작되고 유포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한 목소리로 규탄하며 가해자들의 신상 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n번방 사건 재발금지 3법' 발의를 선언하고 처벌 규정 강화와 재발 방지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당도 이에 뜻을 같이 하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했다.

다만 통합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이뤄진 '포토라인 폐지'를 언급하며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도 펼쳐나갔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입법 소홀로 지난해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데 대한 책임 논란도 일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국회의원 자격으로 그리고 '여성'으로서, 무엇보다 인간으로서 n번방 사건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n번방 사건 재발금지 3법' 발의 선언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규 개정 및 처벌 규정 강화, 재발방지 대책 제정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는 우리의 의지를 엄숙히 천명한다"고 했다.

재발금지 3법은 ▲성적 촬영물 이용 및 협박 행위에 대한 형법상 특수협박죄 처벌 ▲불법 촬영물 다운로드 및 촬영·반포·영리 목적 이용 처벌 조항 강화 ▲불법 촬영물 미조치에 대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처벌 등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아울러 n번방 운영자로 알려진 '박사' 조모씨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참여인원 20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해자들의 반인륜적인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여성가족부 장관을 역임한 진선미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법무부, 검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성착취 카르텔을 끊어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강력한 처벌"이라며 오늘 간담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포함해 입법상의 빈틈을 살피고 흩어진 법들을 모아서 디지털성범죄특별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전국 여성위원장, 남영희 의원, 박경미 의원을 비롯한 여성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N번방 재발금지3법 통과와 해당자 강력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2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전국 여성위원장, 남영희 의원, 박경미 의원을 비롯한 여성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N번방 재발금지3법 통과와 해당자 강력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23.  [email protected]

간담회에 참석한 이인영 원내대표도 "21세기판 인신매매가 다시는 터지지 못하게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사법당국의 강력한 대처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개별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공분하며 강력한 처벌 요구와 함께 제도 개혁을 다짐했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부모 입장에서 너무 화가 난다. 일반적인 성범죄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신상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의원은 "생산-유통-협박-소비-산업화라는 디지털성범죄의 연쇄 고리를 끊어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디지털성범죄 처벌 3법' 도입을 촉구했고 경기 용인정에 출마하는 이탄희 예비후보는 '양형개혁법'을 제안했다.

야당도 이에 적극 공감하며 재발방지 대책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최도자 민생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생당은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까지 처벌하는 등 성착취 범죄의 처벌 강화 및 방지 대책을 이번 총선의 공약으로 추진하고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날로 지능화되고 재범 우려가 큰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한 처벌법 제정을 21대 국회로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여야 제 정당에 'n번방 방지 및 처벌법' 제정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국회 소집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도 "국민 다수의 분노가 쌓여가고 있고 공분에 저도 깊게 공감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국민들은 (가해자들을) 포토라인에 세울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난해 10월 폐지된 포토라인을 언급하며 "포토라인 폐지로 수혜를 입은 사람이 누구의 가족이냐. 그것이 수사기관 개혁의 일환이라고 포장했던 정권이 어느 정권이냐"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와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민중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 관련해 국회 법사위 졸속 처리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 2020.03.23.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민중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 관련해 국회 법사위 졸속 처리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 2020.03.23.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아마 그 때 포토라인 폐지가 수사기관 개혁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그 때와 지금 n번방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는 다르다'고 할 것"이라며 "당신들이 말하는 수사준칙은 인권수사가 아니라 특권수사"라고 일갈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n번방 처벌과 관련한 국회와 정부의 무관심도 뒤늦게 도마에 오른 모습이다.

심상정 대표는 "n번방 처벌에 관한 국회 청원이 성사됐음에도 국회는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그나마 국민 청원의 일부인 '딥페이크'에 대한 논의를 법사위 소위에서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 나왔다"고 했다.

당시 김인겸 법원행정처 차장은 n번방 사건에 대해 "모른다"고 답하며 "자기들은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도 "청소년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을 자주 한다"고 했다.

또한 김도읍 통합당 의원은 "청원한다고 다 법을 만드냐"고 반문했고, 같은 당 정점식 의원도 "자기 만족을 위해 이런 영상을 가지고 나 혼자 즐기는 것까지 처벌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 역시 "일기장에 혼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발언했다.

심 대표는 "정치권과 정부의 이런 무지와 무책임이 오늘날의 디지털 성범죄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민주당과 통합당은 국민청원 입법심사 소홀과 무책임한 발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중당 예비후보들은 이날국회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통합당 의원실 앞에서 법사위의 n번방 방지법 졸속 처리를 항의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