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통계의 빈틈 '요양원'…WHO "유럽 사망 반 차지"
[바르셀로나=AP/뉴시스] 유럽과 미국에서 요양원 코로나 19 사망이 급증하면서 통계 합산에 진통을 겪고 있다. 4월1일 스페인 동북부 대도시의 한 요양원에서 진단검사 요원이 노령 여성에게 설명하고 있다. 2020. 4. 20.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한스 클루게 유럽지부 대표는 고령자의 장기 체류 요양원이 코로나 19의 직격탄을 맞고 그 양상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클루게 박사는 사망자 수도 많지만 병원에 아주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면서 요양원의 케어가 "악명 높을 정도로 소홀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요양원 내 건강 돌보미들이 과로에다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보호장구 등 지원이 더 많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클루게 박사는 이들을 "이번 팬데믹의 보이지 않는 영웅"이라고 불렀다.
코로나 19의 확진자와 사망자 누적치가 265만 명 및 18만5000명을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클루게 박사가 말하듯 유럽이 이들의 반을 점하고 있다.
클루게 박사가 유럽 사망자의 반이 요양원에서 나왔다고 말할 때 공식 통계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최근 코로나 19 통계의 문제로 요양원 사망이 중점 지적되자 이를 염두에 두고 그런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유럽 대륙 중 서유럽 그리고 미국에서 세계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의 반이 훨씬 넘게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 지역의 요양원 내 코로나 19 사망자가 제대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최근들어 강하게 대두되는 중이다.
벨기에나 네덜란드 등 몇 나라를 제외하고 영국을 위시해 서유럽 선진국 대부분의 공식 통계치가 병원 사망자에 한정되어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 병원이 아닌 요양원과 자택에서 진단검사 없이 사망했으나 코로나 19가 사망진단서에 사인으로 기재된 경우를 추적해 뒤늦게 일괄 합산하는 통계 보정 작업이 벌어지는 중이다.
'개연성 코로나 19 사망자'로 불리는 이들 '무 진단검사 유 사망진단서 사인' 케이스는 사망자 폭증 현상을 일으켜 통계에 대한 신뢰성을 약하게 만들지만 시일이 지나면 자리가 잡혀 사망자 집계를 보완하는 순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요양원 사망과 관련해 더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의심 증상 상태에서 사망했으나 의료 및 행정 붕괴 상황으로 사망진단서마저 제대로 작성되지 못한 채 죽어가는 경우다.
뉴욕 타임스는 평년 사망자 수와 올 3월과 4월 초의 사망자 수 간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서유럽 11개국에서 지금까지 2만8000명 정도가 이처럼 사망진단서에서마저 인정되지 못하고 그냥 죽은 코로나 19 환자로 추정했다.
3만 명에 가까운 이 사망자들은 '개연성 코로나19 사망'과 달리 영원히 코로나19 사망 통계에는 잡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2만여 명이지만 몇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서방 선진국 내 요양원 사망의 통계 허점은 중국의 통계 은폐 및 조작 의심 못지않게 중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