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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유고 시 핵무기 통제력 상실 우려도…美 일각 제기

등록 2020.04.29 12: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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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합참 차장 "김정은 핵무력 완전 통제" 강조

한미 군 정찰자산 연일 북한 상대 통태 파악

양욱 "왕정국가 북한, 핵전력 분권화 어려워"

[파주=뉴시스]박주성 기자 = 일부 외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중국의 대북 의료진 파견설을 보도하는 가운데 2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측 기정동 마을이 보이고 있다. 2020.04.26.  park7691@newsis.com

[파주=뉴시스]박주성 기자 = 일부 외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중국의 대북 의료진 파견설을 보도하는 가운데 26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측 기정동 마을이 보이고 있다. 2020.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강이상설 속에 17일째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며 우려를 불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미 정부가 이처럼 김 위원장이 여전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은 자칫 김 위원장 유고 사태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통제력 상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군부의 반응에서는 김 위원장 개인보다는 핵무기 통제력 상실을 우려한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 차장은 22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언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완전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미국 군 서열 2위인 하이튼 의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말하긴 했지만 미군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27일 RC-12 3대, E-8C 조인트스타즈 1대, EO-5C 크레이지 호크 1대 등 정찰자산을 한반도 상공에 투입하며 김 위원장과 북한군의 동태를 살폈다.

[워싱턴=AP/뉴시스]2019년 4월11일 미 합참 부의장으로 지명된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그는 9일(현지시간)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4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자 국방부 지도자들은 더 많은 미 해군 전함들이 코로나19로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4.10

[워싱턴=AP/뉴시스]2019년 4월11일 미 합참 부의장으로 지명된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그는 9일(현지시간)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4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자 국방부 지도자들은 더 많은 미 해군 전함들이 코로나19로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4.10

한미 연합군 역시 한반도 상공에서 잇따라 훈련을 실시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한미 공군은 20일부터 24일까지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우리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주한미군 공군의 F-16 전투기 등이 참여했다.

우리 공군 공중전투사령부(공중전투사)도 27일 동해상에서 유사시 공중우세 확보와 적 도발 의지 억제를 위한 공격편대군훈련을 실시했다. F-15K, KF-16, FA-50 등 전투기 20여대가 대레이더미사일 AGM-88을 활용해 적 방공망을 제압한 뒤 공대공미사일 AIM-120, AIM-9, 공대지 무장 AGM-142, GBU-31 등으로 가상의 적기와 적 핵심군사시설을 무력화하는 훈련을 펼쳤다.

이처럼 한미 양국이 북한을 압박하고는 있지만, 김 위원장 유고로 인한 권력 구도 변화와 이 와중에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까지 완전히 제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호전적인 북한 군부가 핵무기 통제권을 가질 경우 자칫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은 핵탄두를 3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핵탄두를 실을 각종 미사일 역시 수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개발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전직 외교안보 관료들 역시 우려를 숨기지 않는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날 미국의소리 방송(VOA)에 "이전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보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보다 더 주목되는 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핵을 보유한 나라의 지도자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이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역내 모든 나라들도 우려할 상황이 올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IISS) 연구원도 VOA에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열핵폭탄 무기를 시험한 사실을 감안할 때, 북한 내 무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 역내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들에 아는 것이 미국의 국익"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촛불혁명으로 시작한 2017년,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한 역사적인 해이다. 2017년 대한민국은 최초라는 단어가 유독 많다. 최초의 대통령 탄핵 인용, 최초의 장미 대선, 최초의 수능 연기 등과 함께 지진, 화재, 엽기살인, 살충제 계란 파동 등 최악의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벌어진, 말그대로 다사다난한 해 였다.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7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사진으로 돌아봤다.  북한 조선중앙TV가 9월 16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진행된 IRBM(중거리급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2017.12.29.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가 9월 16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진행된 IRBM(중거리급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됐다고 주장했다. 2017.12.29.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다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유고와 북한 권력구도 변화에 따른 핵무기 발사 사태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29일 뉴시스에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일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는 핵 운용 면에서 초보적인 국가에는 신경을 쓴다. 인도나 파키스탄은 핵 보유와 운영을 한 지 꽤 됐지만 북한은 이제 초보 단계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 무력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핵탄두 양산 단계라고 보긴 어렵다. 또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실전 배치와 부대 형성이 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기체계로 조합돼서 이른바 핵 태세를 갖추지는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만에 하나 한두 개라도 실전 배치돼있는데 이게 통제가 안 되는 경우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북한처럼 왕정 국가적, 권위적 지휘체제를 가진 쪽은 핵전력을 분권화하기 어렵다"며 "중앙 집권화해서 강한 통제력을 가져가려는 게 북한 정권의 습성"이라고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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