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폭행' 피고에 훈수한 판사…"인생 생각 많이하며 살라"
제주지법, 피고인에 1년6월 선고 법정구속
"화를 내면 결국 나한테 그 화가 돌아온다"
[제주=뉴시스]지난해 7월4일 제주시 조천읍한 도로 위에서 카니발 차량 운전자 A(33)씨가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난폭운전에 항의하는 운전자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판사로부터 "앞으로 인생을 생각 많이 하며 살아야 한다"는 훈계를 들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4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운전자 폭행)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3)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상은 중하지 않지만, 피고인의 범행으로 당시 피해자 가족이 느꼈을 두려움과 정신적 충격이 매우 커 보이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A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자와 합의 시도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자가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 부장판사는 A씨에게 따끔한 충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피고인, 사람은 바른 길로 가야 한다"며 "옆길로 가면 위험하다. 재판부가 양형을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훈계했다.
피해자가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자녀 앞에서 느꼈을 수치심과 모욕감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헤아렸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다른 사정을 종합해보면 매우 급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화를 내면 결국 나한테 그 화가 돌아오게 돼 있다"며 "앞으로 인생을 생각 많이 하며 살아야 한다"고 A씨에게 당부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법정 구속의 심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많이 배려해줘서 이제까지 합의에 노력해왔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피해자 측과 지속해서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김병구 제주지방경찰청장. (뉴시스DB)
지난해 7월 피해자의 자녀가 보는 앞에서 폭언과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범행은 당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정도로 큰 반향이 있었다.
사건 모습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서 화제가 됐고,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는 한 달만에 총 21만여명의 사람들이 동의하며 사안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김병구 제주경찰청장은 청원 답변을 통해 "난폭운전과 운전자 폭행으로 인해 마땅히 즐거워야 할 한 가족의 여행이 파괴됐다"며 "국민청원에 참여해 주신 국민의 뜻을 헤아려 수사가 끝날 때까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건을 계기로 제주경찰은 효과적인 난폭·얌체운전 단속을 위해 사고 위험이 높은 일주도로와 평화로· 번영로에 '암행순찰차'를 투입,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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