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아들 병역 문제에 격앙…"아버지 된 입장 헤아려달라"
굳은 표정으로 야당 의원들 응시
"답변할 시간 달라며" 흥분하기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국무위원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7.23. [email protected]
야당에서는 병역 면제의 적정성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고, 이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면제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도 "답변할 기회를 충분히 달라" "아버지 된 입장은 헤아려달라"면서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야권은 이날 청문회 초반부터 아들 병역 문제 공방을 예고했다. 외통위 미래통합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과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은 "정상적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면 이 기회에 떳떳하게 밝히라"며 진료 기록 등의 제출을 요구했다.
김기현 의원은 질의에서 본격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의 아들이 1차 신체검사에서 부정교합을 받은 후 6개월 뒤에 중증도 척추관절병증으로 5급 판정을 받은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김 의원은 "6개월 사이에 갑자기 이렇게 중증도의 강력성 척추염이 생겼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면서 "자료를 제출해 검증을 받아보자는 게 저희 생각인데 어떻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아이의 진료기록을 제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버지 된 입장에서 동의하기 쉽지 않다"며 "병무청에서 촬영한 CT(흉부전산화단층촬영) 제출을 요구한다면 동의하겠지만 그 외 다른 기록은 곤란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진단서나 투약 기록 등을 거듭 요구하자 이 후보자는 "병무청 CT 자료만으로 판단해도 충분할 일을 왜 우리 아이의 개인 신상이 있는 의료 자료까지 요청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대를 이어 병역면제를 했다는 건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프레임이다.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아버지로서 아들 군대 면제를 위해 다른 불법적 수단을 동원한 것처럼 부풀리는 문제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제 아들의 아픈 문제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운 데 (여기에) 덧씌워지는 누명은 아무리 청문회에 임해야 하지만 달가운 마음으로 임하지 못한다는 건 야당 의원님들도 아버지 된 입장에서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석기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07.23. [email protected]
김 의원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후보자 자제께서는 허리 때문에 면제 받았다고 하는데 면제 판정 열흘 전 무거운 물통을 자연스럽게 들고 다니는 게 (공개된) 동영상에 나왔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느냐"며 "동영상을 보면 자유자재로 놀고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닌다. 저도 허리가 아파봤는데 아프면 작은 가방하나 들기가 힘들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의 계속된 질의에 이 후보자는 내내 굳은 표정으로 김 의원을 응시했다. 김 의원이 답변을 끊자 "좀 들어줘야 하지 않느냐. 이 정도 이야기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에게도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한다"며 "짧게 대답할 수 없는 성격의 것들"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후 아들의 신체검사 경과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답변이 길어지며 야당에서 "됐다"고 하자 이 후보자는 또 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된 게 아니다. 제 아들과 관련해서 너무 오랫동안 열광적으로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6분 동안 질문을 혼자 하시지 않았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자는 "수십통의 물통을 자유자재로 들었다니요? 저도 (해당) 동영상을 봤지 않느냐. 맥주 한 박스를 둘이서 그것도 번쩍이 아니라 손을 내려서 같이 들었다. 어떻게 수십 통이라고 왜곡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맥주 한 박스가) 수십 ㎏까지 된다고 말하는 것도 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금 이 자리에서 맥주 한 박스 갖다 놓고 그게 정말 수십 ㎏이 되는지 확인해보자"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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