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월성 1호기 감사 결과 대응 자제…"탈원전 기조 그대로"
감사원, 월성원전 폐쇄 타당성 판단 유보 결정
靑 "입장 안 내"…내부적으론 감사 결과에 안도
野, 탈원전 정책 공세 강화…"실질적 사망선고"
靑 "탈원전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관련 감사에 대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결정 타당성 종합 판단은 한계"가 있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이고 있다. 2020.10.20. [email protected]
다만 내부적으로는 감사원이 경제성 부분만 지적하고,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하는 등의 일종의 톤 다운된 '절충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만일 한수원의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치 않았다는 내용이 발표됐다면,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 훼손은 불가피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사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와 관련해 "특별히 입장 낼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감사원 감사 결과는 청와대의 사안이 아니었고 이에 대해 입장 내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정책 관련은 부처에서 설명이 있을 듯하다"며 산업통상자원부 몫으로 돌렸다.
감사원은 이날 한수원이 2018년 6월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안전성·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 이뤄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감사원의 이번 감사 범위에서는 제외됐다고 언급했다.
즉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의 판단 보류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청와대는 이번 감사원의 감사 발표에 대해 '감사기관의 독립성'을 이유로 공식 언급은 자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결과에 따라선 임기 초반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었던 터라, 청와대 역시 전날부터 감사원 감사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둔 20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해 어느 쪽으로 결론을 냈든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정도 감사 결과는 나름의 절충적 고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야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미루다 끝내 유보 결정을 내린 것에는 외압이 작용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야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에서 "월성 1호기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그동안 원칙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이 추진됐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사망선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정당한 감사를 방해한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상관없이 탈원전 정책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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