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없는 '파주·울산·창원' 신고가 속출...핀셋 규제 무용론
파주센트럴푸르지오 84㎡ 9.1억원 신고가 거래
지방 비규제지역 울산·창원도 집값 급등세 지속
추가 핀셋규제 예고…여권서도 '핀셋' 부정 견해
[서울=뉴시스] 파주 운정호수공원 일대 모습.
11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7일 기준) 파주 아파트값은 지난 주에 비해 1.18% 올랐다.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주(1.38%)에 비해서는 오름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운정신도시 대장주로 불리는 경기 파주시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은 지난달 22일 9억1000만원에 팔렸다. 하루 앞선 지난달 21일에 9억원 거래가 이뤄진 데 이어 하루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 단지 같은 평형 아파트가 올해 1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1년 만에 4억원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가격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면서 최대 호가는 11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지난달 20일 김포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수도권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파주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GTX-A 노선, 3호선 연장 등 교통환경 개선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파주 아파트 거래량도 폭발적이다. 지난 11월 파주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9일 기준 1885건으로 10월 거래량(1354건)을 이미 뛰어넘었다.
지방 비규제지역도 곳곳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울산 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1.36% 오른 데 이어 이번주에도 1.15% 급등했고, 창원 성산구와 의창구도 이번주 각각 1.15%, 0.94% 뛰었다.
울산 남구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 110㎡ 아파트는 이달 3일 14억3000만원에 실거래 돼 신고가를 찍었다.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 119㎡도 지난달 25일 14억5000만원에 팔려 이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핀셋규제를 발표하면서 가격 상승 흐름이 뚜렷한 울산, 창원, 천안 등 3곳을 지목해 12월 중 추가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11월 한 달 동안의 집값 상승률 상위 5개 지역을 보면 창원 성산구(7.24%), 경기 김포시(6.14%), 창원 의창구(4.86%), 경기 파주시(3.72%), 울산 남구(3.72%) 등으로 나타나 실제 규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정부의 핀셋 규제가 또 다른 지역 풍선효과를 낳고, 추가 핀셋 규제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전국 곳곳의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감정원 통계를 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상승해 8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규제 지역을 계속 늘려나가면 상대적으로 비규제지역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며 "저금리에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핀셋규제가 계속 역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핀셋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핀셋 대책을 주로 써 왔는데 대책이 들어간 곳은 당장 효과를 발휘했지만 대책이 시행되지 않는 곳으로 이른바 풍선효과가 생겨 전국적으로 부동산 값이 뛰어오르는 효과를 빚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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