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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닮은 꼴" 광주시민사회, 미얀마 민주화연대 앞장선다

등록 2021.03.21 0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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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군부 권력 맞선 민주투쟁' 동질감

지원 성명·연대 집회·후원 모금 등 활성화

"시민 후원·관심 절실" "국제사회 개입을"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앞에서 미얀마 군부 퇴진을 촉구하는 '탄봉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1.03.20.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광주 시민사회단체가 2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앞에서 미얀마 군부 퇴진을 촉구하는 '탄봉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021.03.2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미얀마 군경이 군부 쿠데타에 반발하는 시민들을 연일 강경 진압하고 있는 가운데, 41년 전 5·18민주화운동 당시 국가 폭력의 아픔을 겪었던 광주 시민사회가 국제 민주주의 연대에 앞장서고 있다.

21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광주 지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와 민주화 지지 광주연대'(미얀마 광주연대)를 결성했다.

'미얀마 광주연대'는매주 일요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선 미얀마 민주 항쟁에 대한 시민 홍보 활동도 펼쳐지고 있다. 항쟁 시민들에게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한 후원금 모금도 진행 중이다.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등도 민주항쟁의 성지인 5·18민주광장에서 3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연대 집회를 열고 있다.

연대 집회에는 광주시민들과 미얀마 유학생이 함께 참여, 군부 쿠데타 직후 미얀마인들의 저항 행동을 상징하는 '딴봉띠'를 재현하고 있다.'딴봉띠'는 냄비 등을 두드리며 악귀를 쫓는 미얀마의 풍습으로, '군부는 물러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 이명자 관장이 미얀마 유학생 샤샤(21·여)씨를 다독이며 껴안고 있다. 2021.03.10.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 이명자 관장이 미얀마 유학생 샤샤(21·여)씨를 다독이며 껴안고 있다. 2021.03.10. [email protected]


광주 시민단체는 잇따라 연대 성명을 발표하며, 한 목소리로 미얀마의 민주주의·평화 회복을 염원하고 있다. 또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국제사회의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장헌권 광주기독교연합회 대표는 "1980년 광주 민중항쟁의 닮은 점이 많다. 군부 쿠데타, 저항 시민, 시민을 상대로 한 진압 만행 등 진행 양상이 오월광주를 연상케 한다"며 "아픔을 간직한 광주가 미얀마와 연대해야 한다. 광주시민들이 신군부에 저항했던 마음으로, 미얀마 군부를 향한 시민 불복종운동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도 미얀마 군부가 압박을 느낄 수준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해야 한다"며 "민간인에 대한 학살 자행에 대해선 국제연합(UN)도 더는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정아 광주아시아여성네트워크 대표는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하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두 달 가까이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생계·의료 위기가 심각하다"며 "미얀마에 식품·의료품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 활동에 참여해달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문제 의식 공유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우리 정부도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미얀마인들은 군부에 맞선 '유사 정부'인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외교적으로 인정해달라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박재만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군경의 강경 진압에 반발, 시민불복종 운동의 평화 기조가 무력 대응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내전으로까지 번질 경우 무고한 희생이 더욱 커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1년 전 광주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국제정치에서 강대국간 이해관계 속에서 이렇다 할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시민사회도 범세계적인 연대를 통해 미얀마 민중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민주화에 대한 의지와 열망,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겠다는 점에서 미얀마가 곧 5·18항쟁이다"고 평하며 "군부의 폭압적 통치 체제는 종말을 고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적극 개입해 군부의 학살 만행을 제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를 단행,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요인들을 대거 체포했다.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군부의 발포 등으로 238명이 목숨을 잃었고 연행자는 2000명을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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