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윤X파일 나왔는데 최재형이라고 안 나올까" 검증 예고
최재형 때리기 시동…"이회창도 아들로 미끄러져"
"직분잊고 文정부 비난 편승…감사원 흑역사의 날"
"尹이야 징계하려 했지만 崔는 왜? 정말 자가발전"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 출근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특히 'X파일'로 휘청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체재로 도덕적 이미지가 강한 최 원장이 거론되자, 본격적인 '송곳 검증'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대구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서 열린 대구시와의 예산정책협의회 자리에서 최 원장을 향해 "대선 출마를 묻는 여러 질문에 단 한번도 부정적 의사를 표하지 않은 것에 비춰볼 때 사실상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강 최고위원은 "이런 행보는 그간 독립성이 보장되는 헌법기구인 감사원을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도구로 악용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부끄러운 고백이고 위헌 고백에 불과하다"면서 "최 원장은 감사원장의 직분을 잊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일에 적극 편승해왔다"면서 탈원전 감사를 거론했다.
그는 "이회창 모델이 결국 성공했느냐, 실패했다"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어느날 갑자기 펑 하고 나타난 사람이 대통령이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땅에 내팽개친 최 원장은 자신의 행태가 행정부의 직무기강 확립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감사원 직원 모두와 헌법에 대한 모욕임을 똑똑히 꺠달아야 한다"며 "훗날 역사는 오늘을 최 원장에 의해 감사원이 부정된 흑역사의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백혜련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서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랐는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했다.
백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을 싸잡아 거론하며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은 우리나라 기구 중 가장 (강한) 권력기구라고 볼 수 있다"며 "두 분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모르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순탄치 않을 것이고 법조인으로서 한계를 뛰어넘는 게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창조캠퍼스 C-quad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1 더불어민주당 대구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당 대선기획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을 향해 "정말 야당도 오죽 인물이 없으면 그렇게 여당에서 일하던 분을 데리고 가야겠느냐"며 "인물 자체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보통은 저렇게 쓴소리 하면 '저 정도에 있으면서 쓴소리 하는구나. 반듯하구나' 여기까지만 끝내면 국민들은 납득하게 되는데 '우리 당 들어와라, 우리 당 들어와라' 하는 모습을 보면 '아, 저 당도 정말 인물은 없구나'(생각이 들 것)"이라며 "지금 내가 볼 때는 이준석 대표 말고는 인물이 없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장 인사청문위원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두 분이 다 어떻게 보면 이 정권의 권력기관의 최고위직을 지내신 분들 아닌가"라며 "그 고위직을 하시던 분들이 그 고위직을 한 것을 하나의 발판으로 삼아서 야권의 후보가 되겠다고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 자체가 공직 윤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어쨌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징계하려고 들었기 때문에 본인이 불만을 갖고 이탈할 수 있다고 보는데 도대체 최 원장은 왜 (야권에) 가는가"라며 "청와대가 불편한 기색을 표시한 적은 있어도 구체적으로 이분을 압박하거나 쫓아내려고 무슨 징계위를 열거나 그런 적이 없다. 이분은 정말로 자가발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BBS 라디오에 나와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이나 이런 자리들은 정치와 거리가 먼 자리들 아닌가"라며 "그런데 현직에 있다가 정치로 직행하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겠느냐. 그 점은 나도 국민 시선과 같은 생각"이라고 힐난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뜻의 견물생심(見物生心)을 빌어 "물건을 보니 마음이 동해서 도둑질한다는 것"이라며 최 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양 지사는 사정기관 고위공직자의 경우 직무 수행 기간만큼 공직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윤석열·최재형 방지법' 제정을 공약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 후보자 선거출마' 제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27. [email protected]
나아가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현근택 변호사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이라는 게 만만치 않다. 돈도 많이 들고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며 "윤석열 전 총장이 X파일이 나오는데 감사원장이라고 안 나오겠느냐. 더 나온다, 나오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예전에 이회창 총재를 보라. 굉장히 잘 나갔는데 결국은 아들 (병역) 문제로 두 번이나 미끄러졌지 않느냐"고 했다. '미담 제조기'로 불린 최 원장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 공세 예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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