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 거둔 김광현 "가족들에 미안하지만, 상대를 더 많이 생각"
부모님 아내 아이들 보는 앞에서 4연승 질주
"내년에도 미국에서 뛰고파"
[세인트루이스=AP/뉴시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17일(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2021.07.18.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은 팀이 3-1로 이기면서 시즌 5승(5패)째를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11에서 2.87로 낮아졌다.
이날 부시스타디움엔 김광현의 아내와 아이들이 방문했다. 가족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김광현은 더욱 힘을 내며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김광현은 경기 후 "나보다는 아마 아이들에게 더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라면서 "오늘 3만명 이상이 온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먹은 부모님표 집밥도 호투의 원동력 중 하나다. 김광현은 "오랜만에 엄마가 해주신 밥을 먹었는데 '역시 집밥이 맛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오늘도 기분 좋게 집밥을 먹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광현 일문일답
-가족들 누가 온건가.
"가족들이 다 왔다. 아내와 부모님이 영어를 잘 못하는데 에이전트와 구단 직원이 많은 도움을 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가족들이 온 것이 본인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나.
"나보다는 아마 아이들에게 더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다. 한국 야구장은 3만명 정도가 만원인데, 여기는 4만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오늘 3만명 이상이 온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점에서 아이들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처음 던졌는데.
"신경 안 쓰고, 계속 경기에 집중했다. 가족들이 와서 더 잘 던져야겠다는 마음을 최대한 안 가지려고 했다. 최근 계속 승리를 하고 있어서 나를 좀 더 누르면서 경기했다. 최대한 평정심을 가지고 임했다. 가족이 와서가 아니고 타자들이 지난 경기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많이 생각했다. 가족에게 좀 미안하지만(웃음), 가족보다 상대 타자들을 더 많이 생각했다."
-다음 등판은 마침 생일일텐데 가족들이 또 오나.
"아쉽게도 그날 돌아가는 티켓을 끊었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그날 선발 일텐데, 새벽에 공항을 나가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경기 후 가족들과의 계획은.
"집에서 한식을 먹을 것 같다. 3일 전부터 집밥을 계속 먹었다. 그 전까지는 내가 요리를 하고 통역이 설거지를 했다. 오랜만에 엄마가 해주신 밥을 먹었는데 '지금까지 내가 한 한식은 한식이 아니었구나', '역시 집밥이 맛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오늘도 기분 좋게 집밥을 먹을 것이다."
-어머니 음식 중 뭐가 가장 맛있나.
"김치찌개나 국 종류가 가장 맛있다. 신선한 해산물로 음식을 못하지만 냉동된 고등어 구이도 정말 맛있다. 내가 똑같이 오븐에 구워도 다른 맛이 나는지…."
-코로나로 오랫동안 가족들 못 봤는데..
"윗집에 사시는 분들이 아이들이 키우는지 층간 소음이 좀 있다. 지금은 우리 애들이 집에 와서 같이 시끄러워 층간 소음을 못 느끼고 있다. 그 점이 좋은 것 같다(웃음). 작년 시범경기를 잘했는데 시즌이 중단됐을 때와 7월까지 집에만 있는 것이 힘들었다. 지금 한국이 다시 한 번 안 좋은 상황에 처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야구팬들과 국민들께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샌프란시스코 상대 또 3안타 무실점인데.
"경기 전 몰리나가 1회는 지난번과 비슷한 배합으로 가자고 했다. 한 바퀴 돈 뒤에는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했다. 상대가 계속 공격적으로 쳐서 유인구를 많이 던졌다. 볼 아니면 범타가 많았다. 삼진이 없었던 것도 타자들이 많이 쳐서 인플레이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21이닝 연속 무실점인데 최근 뭐가 잘 되나.
"공이 낮게 잘 들어간다. 실투가 나와도 낮게 되고 몸쪽인데 바깥쪽으로 갈 때도 낮게 간다. 그래서 범타와 땅볼이 자주 나온다. 안타도 사실 큰 타구가 없다. 공이 낮으니 그런 타구들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
-내년에도 미국에서 뛰고 싶나.
"계약을 해야 뛰는 것이다. 나도 세인트루이스를 좋아하고 팬들도 나를 좋아해주시기에 뛰었으면 좋겠다. 계속 커리어를 미국에서 이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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