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도 아프간 철수 시한 연장 압박…"중요한 건 대피 임무 완수"
WP "연장 가능성 준비하면서 대피 가속화해야"
WSJ "바이든, 위험회피적으로 대응…굴욕적"
[마이애미=AP/뉴시스]심각한 표정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DB) 2021.08.24.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미군의 대피 작전에 진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이 '레드 라인'으로 설정한 8월31일까지 임무를 완수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에겐 3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8월31일까지 대피 임무를 완료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탈레반과 협상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이다. 세 번째는 탈레반의 위협과 상관 없이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미군을 주둔하는 것이다.
WP는 첫 번째 방안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인질 협상과 비슷한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세 번째는 바이든 대통령이 종식하려고 했던 바로 그 전쟁을 재점화할 위험이 가장 크다고 했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라며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WP는 "군사적으로나 정치적, 도덕적으로도 임무를 완수하기 전 미군을 철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과 긴밀히 협의·협력하면서 탈레반과의 협상을 모색하고, (탈레반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8월31일 이후까지 병력을 주둔할 준비를 하면서 대피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배제해야 할 유일한 선택지는 사람들을 (아프간에) 남겨두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전날 사설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탈레반의 시간표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며 "8월31일 시한은 정치적인 것으로 많은 것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군은 탈레반에게 더 나은 지시를 할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나치게 위험 회피적으로 하고 있다"며 "그는 대신 탈레반이 내건 조건대로 대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소속 벤 새스 상원의원의 언론 인터뷰를 인용, "이것은 미국의 군 통수권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탈레반이 미국인의 삶에 대해 시간표를 두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한 질문은, 바이든 대통령은 8월31일 모든 사람이 대피했다면서 승리를 주장할 계획인지"라며 "그 사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그 자신을 연약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사람으로 보이도록 굴욕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WSJ은 23일 사설에서도 "지난 열흘 간 미스터리 중 하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탈레반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꺼린 것이었는데, 그것은 미국인들이 카불에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탈레반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확실하다"며 탈레반의 경고와 영국 등의 시한 연장 요구 등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WP는 별도의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철수 시한 연장 약속을 하지 않는 동안 미 당국자들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만약 철수 시한을 연장한다면 대피 대상은 자국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아프간인이 아닌 미국인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연장하더라도 9.11 테러 20주기인 오는 9월11일까지의 짧은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탈레반이 대피에 협조하던 것을 중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카불 공항에 있는 외국 군을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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